“이 후보가 이뱅크코리아 회장” /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명박 주가조작 의혹사건 진실규명 대책단’ 단장인 정봉주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경기 안산의 한 교회 자문위원단에 등록돼 있고 그 약력에 ‘이뱅크코리아 회장’이라고 적혀 있는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에리카 김 회견장 나타나지 않고
사본 겉표지·마지막 부분만 공개
사본 겉표지·마지막 부분만 공개
김경준씨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맺었다는 ‘이면계약서’ 공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김씨 가족의 21일(한국시각) 기자회견은 맥이 풀린 분위기로 끝났다.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면계약서의 본문이 아닌 겉표지와 서명이 있는 마지막 부분만, 그것도 원본이 아닌 사본만 공개한 탓이다.
기자회견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의 윌셔호텔에는 6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찾았다. 기자회견에 반대한 보수단체 회원과 교민 등 50여명도 몰려와 호텔 입구에서 김경준씨를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여 혼잡을 빚었다.
김씨 가족은 원래 에리카 김의 사무실이 있는 윌셔가의 빌딩에서 회견을 준비했다가 워낙 많은 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호텔로 장소를 바꿨다. 신변 안전을 염려한 듯 회견장 출입구를 막은 채 기자들의 신분증과 명함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김씨 가족은 회견 시작 직전 회견문과 함께 미리 준비해온 자료들을 배포했다. 이명박 후보의 비서인 이진영씨가 미국 연방검찰의 조사를 받는 내용을 담은 디브이디(DVD)와 다스가 김씨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의 판결문, 연방정부 재산 압류 1차 소송 승소 판결문, 이 후보를 대표이사 회장, 김씨를 사장으로 소개한 이뱅크코리아(엘케이이뱅크)의 홍보물 등이었다. 김씨 가족은 디브이디에 담긴 이진영씨의 증언 내용을 미리 설치한 티브이모니터를 통해 방영했다.
김경준씨 부인 이보라씨는 이 후보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는 이면계약서의 사본을 꺼내 들고 잠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지만, “기자들에게 배포하지는 않겠다”며 다시 집어넣었다. 이씨는 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응하지 않은 채 급히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살로만 스미스 바니 증권사에서 김경준씨와 동료로 일하다 결혼했다. 이후 비비케이와 옵셔널벤처스에서 남편 김씨를 도와 사업에 깊숙이 개입해 비비케이 사건의 전모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로스앤젤레스/특별취재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