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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후보 “에리카 김, 이면계약서 공개 괜한 짓”

등록 2007-11-20 20:34수정 2007-11-21 02:06

한나라 “서명 위치 달라 위조”
신당 “검찰수사 지켜본 뒤 논의”
김경준 비비케이(BBK) 전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이 21일 새벽(한국시각) 김경준씨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사이의 이른바 ‘이면계약서’를 공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나라당은 20일 공세적 방어에 총력을 쏟았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에리카 김의 기자회견 예정 소식을 전해듣고 “괜한 짓을 하는 것이다. 모두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방송에선 “가족 중 한 사람이 잘못했으면 다른 사람은 자중해야지, 모두가 다같이 일어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말도 했다. 한나라당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박형준 대변인과 클린정치위원회의 홍준표 위원장, 고승덕 전략기획팀장이 잇따라 기자실을 찾아 “이면 계약서는 존재하지도 않으며, 그런 내용이 있다면 위조된 계약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승덕 클린정치위 전략기획팀장은 “지금까지 나온 김경준 쪽 주장을 정리하면, 정상 계약서와 다른 별도의 이면 계약서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정상 계약서 내용 중에 이면합의가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이면 계약서라는 용어도 잘못됐고,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김경준이 이면계약서라며 언론에 제시한 문건은 ‘A.M.파파스의 주식매수계약서’라는 표제가 붙어 있는데, (우리가 가진 같은 제목의) 실제 계약서에는 ‘엘케이이뱅크가 비비케이의 지주회사가 된다’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언론에는 그 계약서가 30쪽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가진 것은 표지 1쪽, 목차 1쪽, 본문 16쪽 등 모두 18쪽이고, 서명 위치도 다르다”고 말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만일 이면 계약서가 있다면 왜 (김경준은) 가장 중요한 송환재판에서는 제시도 안 했겠냐. 또 이면 계약서 진위에 자신이 있다면 왜 한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에서 그것을 별도로 공개하겠냐”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에리카 김이 김경준씨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공범이라는 점을 강조해, 김씨 남매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위조 전문 사기 남매의 역할분담 플레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떠들썩한 한나라당과 달리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면 계약서 논쟁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동영 후보 쪽 김현미 대변인은 “에리카 김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내용에 대해 검찰은 수사를 벌여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면 계약서가 가짜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는데 비비케이와 관련된 것은 검찰의 수사에 맡겨 그 결과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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