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가방안에 뭐가? 김경준 비비케이 전 대표가 미국에서 송환된 지난 16일 저녁,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는 김씨 뒤로 흰색 쇼핑백(왼쪽 아래)을 든 검찰 수사관이 뒤따르고 있다. 김씨가 17일 ‘주장을 입증할 자료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료를) 들고 왔다”고 말해, 이 쇼핑백의 내용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이명박-BBK 관련’ 입증자료 가능성
8월 김씨 “이후보가 100% 지분소유 계약서 있다” 주장
한나라 “완전 날조”…신당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나”
8월 김씨 “이후보가 100% 지분소유 계약서 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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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씨가 지난 17일 검찰에 소환되면서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가지고 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들고 왔다”고 대답해 자료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면계약서’의 존재 여부다. 김씨는 8월, <한겨레21>의 의뢰를 받은 데이비드 백 변호사와 한 인터뷰에서 “2001년 2월21일 이 후보와 맺은 주식거래 계약서에 엘케이이(LKe)뱅크와 비비케이, 이뱅크증권중개(eBK)의 지분을 100% 이 후보가 갖고 있다는 사실이 명기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30쪽 분량의 이 계약서를 “한국에 돌아가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비케이는 김경준씨의 회사로, 나는 한 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으며, 직·간접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엎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이 후보와 비비케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서신 형태의 문서를 가져왔을 가능성도 있다. 2002년 11월 ㈜심텍에 사기죄로 고소당하고 집까지 가압류당한 이 후보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김씨에게 의견을 구한 편지가 최근 공개된 적도 있다.
김씨는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데이비드 백 변호사와 인터뷰할 당시 사과상자 하나 분량의 증거자료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구치소 방 안에는 증거자료를 담은 상자가 몇개 더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가 어떤 자료를 갖고 왔는지는 검찰과 변호인도 입을 꾹 다물고 있어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김씨는 자신이 수집한 입증 자료들을 송환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전달했고, 이들이 자료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18일 “이면계약서가 존재한다면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며 선수를 치고 나왔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위원장 홍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김경준이 (이면계약서라고) 제시한 계약서는 이비케이증권중개 증자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에이엠파파스와의 주식거래 계약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식거래 계약서는 2001년 2월18일 작성된 것으로,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가 엘케이이뱅크의 주식 100억원어치를 에이엠파파스에 매각하는 내용이다.
한나라당은 이 계약서 원본과, 김경준씨가 이를 위조해 미국 법원에 제출한 허위계약서 두 가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고승덕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은 “김경준은 미국 법정에서 상대방 변호사로부터 ‘주식거래 계약서와 관련해 또다른 계약서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분명히 ‘없다’고 답했다”며 “이 계약서 외에 별도의 계약서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현미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 대변인은 “김경준씨가 가져온 자료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한나라당은 김경준씨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건가”라며 “김씨가 자료를 내기도 전에 조작됐다고 말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검찰 수사결과를 왜곡하기 위해 미리부터 거짓말이라며 선동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태규 이유주현 기자 dokbul@hani.co.kr
이에 대해 김현미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 대변인은 “김경준씨가 가져온 자료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한나라당은 김경준씨 가방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건가”라며 “김씨가 자료를 내기도 전에 조작됐다고 말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검찰 수사결과를 왜곡하기 위해 미리부터 거짓말이라며 선동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태규 이유주현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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