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와 100인 유권자위원회 토론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토론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주희 100인유권자위 위원, 김남근 변호사, 정 후보, 김상조 한성대 교수, 성한용 선임기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00인 유권자 위원회’ 대선후보 검증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유권자위원들과 인터뷰] 우수고 300개? 공교육 정상화·사교육 억제 의지
동원 경선? 자발적 서포터즈 열정 폄하해선 안돼 정동영 후보는 다른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표공약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교육혁명!”이라고 힘주어 답했다. “교육 대통령을 꼭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하던 정 후보에게 ‘100인 유권자위원회’를 대표해 토론회에 나온 한주희(53) 위원이 ‘우수공립고 300개’공약부터 따지고 들어갔다. 이날 유권자위원들의 질의는 미리 전자우편으로 받아, 한 위원이 대신해 물었다. [유권자 질문 답변] “교육 혁신 위한 국민 대회의 열겠다” [%%TAGSTORY1%%] -우수 공립고 300개 만들겠다고 했다. 또 다른 명문고를 만들어 강남 8학군처럼 되는것 아니냐?(한주희) “이명박 후보의 자립형 사립고 300개 신설은 평준화를 포기·해체하는 것으로 입시지옥을 부활시키고 사교육을 증폭시킬 것이다. 나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특성화해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농·산·어촌과 도시밀집지역 등에 300개의 우수고교를 육성하겠다. 평준화의 틀 내에서 이런 학교를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 학교·교육 수준도 국내총생산 규모에 맞춰 세계 11등, 12등으로 가야 한다. 그럴려면 돈이 필요하다. 교육에 투자를 늘려 사람의 생산성을 올리는 게 경제해법이고 교육해법이라고 본다. 대통령 되면 2008년 1년을 교육 혁신을 위한 국민 대회의를 열어 공감대를 만들어서 갈 것이다.” -‘가족행복’이라는 슬로건은 보수가 중시하는 가치라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
“가족이 보수적 가치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 같다. 미국 공화당은 동성애, 1인 가정과 같은 우리와 다른 사회적 조건 속에서 가족을 가치로 들고 나왔다. 한국 사회는 미국 사회와 다르다. 인권·평화, 민주주의 이후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한 것이 가족의 가치다. 일자리·노후·교육·주택 등 ‘4대 불안’으로부터 가족이 흔들리고 있고 (가족행복은) 가족의 힘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데서 나온 진보적 가치다.” -불법경선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고 부정적 이미지도 남아 있다.(김노식) “선거에서 불법은 금권과 관권선거다. 경선과정에서 돈 문제가 불거지거나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된 것이 있느냐? 없다. 조직 동원을 이야기하는데 자기 돈 내서 밥 먹고 기름값 내어 나를 도운 자발적 서포터즈의 열정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미래를 이야기할 때라고 본다.” -삼성 비자금에 대해 언론들이 거의 침묵하고 있다.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견해는?(조현무) “난 기자 출신이다. 외교부 (출입기자)로 오래 나갔는데, 만약 지금 나갔으면 땅바닥에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은 선출된 사람이 아니다. 감시가 필요하다. 국민이 직접 감시 못한다. 국민의 눈과 귀인 언론이 실질적으로 감시하는 거다. 정보공개청구해서 공개한다는 게 형식과 허울이지 잘 안된다.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처는) 백해무익한 일이다.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사회분야] 군사보호구역 활용 평당 600만원 아파트 공급 [%%TAGSTORY2%%] 사회 분야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부동산 문제와 중소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동영 후보는 주거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적극 해석하고, 중소기업 문제도 “대기업의 선의에 맡길 수 없다”고 답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서민들이 10년 정도 저축해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은 땅값이다. 국공유지가 많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양질의 서민주택 정책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장에 내맡겼다. 지금은 땅이 없다. 국공유지인 뚝섬을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평당 8천만원씩에 팔아 먹었다. 의정부·포천·연천·철원 등 한강 이북의 절반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이곳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땅값 문제를 해결하면 평당 600만원, 30평형 2억원 미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할 수 있다.” -정책 공약에서는 수도권 ‘요지’에 원가 공급형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것 아닌가? “주공과 토공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공이 땅 장사한다, 주공이 수익성 위주로 한다는 원성이 많다. 헌법 35조에 ‘국가는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어설프게 돼 있다. 이를 ‘모든 국민은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군사보호구역을 풀어서 2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 -저소득층 장기임대아파트를 15%까지 공급하겠다고 했다. 150만~200만호에 해당된다. 참여정부가 이미 발표한 계획 아닌가? “목표만 제시했지 실현이 안 됐다. 목표 대비 실적이 한자리 수치다. 이를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중기는 혁신형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 관계다. 대기업에 종속적 관계에 있는 중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경련을 방문해 제발 중기 쥐어짜기로부터 전환해 달라고 했다. 문 닫은 하청업체들이 ‘상생협회’라는 것도 만들었다. 중견기업 되는 길을 뚫어줘야 한다.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장에 가보면 진짜 사람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파트타임 주부 사원들이 대부분이다. 유망 중소기업에 3~5년 근무하면 군 복무로 인정해주는 중소기업 사회복무제 등을 실시하겠다.” (정 후보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육성책이 1450가지나 된다며 “탁상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의 현장 목소리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다. 정부도 돈을 투자하므로 그 혜택이 중기까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정 후보는 납품 단가 조절을 뜻하는 ‘CR’(코스트 리덕션)이란 영어 단어를 언급하며 중기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동원 경선? 자발적 서포터즈 열정 폄하해선 안돼 정동영 후보는 다른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표공약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교육혁명!”이라고 힘주어 답했다. “교육 대통령을 꼭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하던 정 후보에게 ‘100인 유권자위원회’를 대표해 토론회에 나온 한주희(53) 위원이 ‘우수공립고 300개’공약부터 따지고 들어갔다. 이날 유권자위원들의 질의는 미리 전자우편으로 받아, 한 위원이 대신해 물었다. [유권자 질문 답변] “교육 혁신 위한 국민 대회의 열겠다” [%%TAGSTORY1%%] -우수 공립고 300개 만들겠다고 했다. 또 다른 명문고를 만들어 강남 8학군처럼 되는것 아니냐?(한주희) “이명박 후보의 자립형 사립고 300개 신설은 평준화를 포기·해체하는 것으로 입시지옥을 부활시키고 사교육을 증폭시킬 것이다. 나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특성화해 사교육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농·산·어촌과 도시밀집지역 등에 300개의 우수고교를 육성하겠다. 평준화의 틀 내에서 이런 학교를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 학교·교육 수준도 국내총생산 규모에 맞춰 세계 11등, 12등으로 가야 한다. 그럴려면 돈이 필요하다. 교육에 투자를 늘려 사람의 생산성을 올리는 게 경제해법이고 교육해법이라고 본다. 대통령 되면 2008년 1년을 교육 혁신을 위한 국민 대회의를 열어 공감대를 만들어서 갈 것이다.” -‘가족행복’이라는 슬로건은 보수가 중시하는 가치라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
“가족이 보수적 가치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 같다. 미국 공화당은 동성애, 1인 가정과 같은 우리와 다른 사회적 조건 속에서 가족을 가치로 들고 나왔다. 한국 사회는 미국 사회와 다르다. 인권·평화, 민주주의 이후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한 것이 가족의 가치다. 일자리·노후·교육·주택 등 ‘4대 불안’으로부터 가족이 흔들리고 있고 (가족행복은) 가족의 힘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데서 나온 진보적 가치다.” -불법경선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고 부정적 이미지도 남아 있다.(김노식) “선거에서 불법은 금권과 관권선거다. 경선과정에서 돈 문제가 불거지거나 관권선거 의혹이 제기된 것이 있느냐? 없다. 조직 동원을 이야기하는데 자기 돈 내서 밥 먹고 기름값 내어 나를 도운 자발적 서포터즈의 열정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미래를 이야기할 때라고 본다.” -삼성 비자금에 대해 언론들이 거의 침묵하고 있다.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견해는?(조현무) “난 기자 출신이다. 외교부 (출입기자)로 오래 나갔는데, 만약 지금 나갔으면 땅바닥에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은 선출된 사람이 아니다. 감시가 필요하다. 국민이 직접 감시 못한다. 국민의 눈과 귀인 언론이 실질적으로 감시하는 거다. 정보공개청구해서 공개한다는 게 형식과 허울이지 잘 안된다.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처는) 백해무익한 일이다.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사회분야] 군사보호구역 활용 평당 600만원 아파트 공급 [%%TAGSTORY2%%] 사회 분야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부동산 문제와 중소기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동영 후보는 주거권을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적극 해석하고, 중소기업 문제도 “대기업의 선의에 맡길 수 없다”고 답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서민들이 10년 정도 저축해 내집 장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핵심은 땅값이다. 국공유지가 많았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양질의 서민주택 정책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장에 내맡겼다. 지금은 땅이 없다. 국공유지인 뚝섬을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평당 8천만원씩에 팔아 먹었다. 의정부·포천·연천·철원 등 한강 이북의 절반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이곳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땅값 문제를 해결하면 평당 600만원, 30평형 2억원 미만 아파트를 대량 공급할 수 있다.” -정책 공약에서는 수도권 ‘요지’에 원가 공급형 아파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현재의 분양가 상한제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것 아닌가? “주공과 토공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토공이 땅 장사한다, 주공이 수익성 위주로 한다는 원성이 많다. 헌법 35조에 ‘국가는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어설프게 돼 있다. 이를 ‘모든 국민은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군사보호구역을 풀어서 2억원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책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 -저소득층 장기임대아파트를 15%까지 공급하겠다고 했다. 150만~200만호에 해당된다. 참여정부가 이미 발표한 계획 아닌가? “목표만 제시했지 실현이 안 됐다. 목표 대비 실적이 한자리 수치다. 이를 실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중기는 혁신형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 관계다. 대기업에 종속적 관계에 있는 중기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전경련을 방문해 제발 중기 쥐어짜기로부터 전환해 달라고 했다. 문 닫은 하청업체들이 ‘상생협회’라는 것도 만들었다. 중견기업 되는 길을 뚫어줘야 한다.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장에 가보면 진짜 사람이 없다. 외국인 근로자, 파트타임 주부 사원들이 대부분이다. 유망 중소기업에 3~5년 근무하면 군 복무로 인정해주는 중소기업 사회복무제 등을 실시하겠다.” (정 후보는 현재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육성책이 1450가지나 된다며 “탁상 정책이 아니라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의 현장 목소리는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대기업의 일방적 횡포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다. 정부도 돈을 투자하므로 그 혜택이 중기까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정 후보는 납품 단가 조절을 뜻하는 ‘CR’(코스트 리덕션)이란 영어 단어를 언급하며 중기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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