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쪽 접촉시도·박근혜 끌어안기 분주
선대위 “이 전총재 출마에 대비하는 중”
선대위 “이 전총재 출마에 대비하는 중”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는 4일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과 관련해 “제가 아는 이 전 총재는 그렇게 쉽게, 가볍게 어떤 일을 결정할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홍익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 ‘포스트 386세대’ 모임 회원 30여명과 한 간담회에서 “(지난번 만나) 점심식사를 할 때 (이 전 총재가)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고, ‘노력하겠다’는 말씀도 하셨다”며 “직접 출마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없고 그런 말씀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는) 아직까지 함께 정권교체를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분”이라며 “본인이 신중하게 할 것이다. 저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은 이날 “(이 후보가) 소재만 파악되면 이 전 총재를 만날 생각”이라고 말하는 등 이 후보 쪽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만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 전 총재의 불출마를 바라면서도, 이 후보 진영 한편에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선대위의 한 핵심 인사는 “이 전 총재가 나온다고 보고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표성을 강조하고,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분열’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선대위의 함영준 언론특보는 이명박 후보 홈페이지에 올린 ‘이명박 이야기’에서, 이 후보가 “거짓을 진실이라고 포장해 국민을 속이려는 세력도 나오고,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도 원칙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저는 이럴 때 더 힘이 난다. 에둘러 가거나 뒷걸음질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범여권의 검증 공세와 이 전 총재 출마설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표 끌어안기도 급해졌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임태희 후보비서실장을 통해 박 전 대표에게 만나자는 뜻을 전했고, 지난 2일 밤엔 이재오 최고위원을 직접 불러 “당이 화합해야 할 때인데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나무란 것으로 전해졌다.
조혜정 이유주현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