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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회창, 지방서 사흘째 ‘불면의 장고’

등록 2007-11-04 17:43

`보수분열 책임론', `이후보 정체성' 등 고심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4일로 사흘째 지방에 머물며 장고를 계속하고 있다.

출마쪽으로 마음을 사실상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막판 근본적인 문제(보수세력 분열 등)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면서, 자신의 대변인 격인 이흥주 특보를 통해 언론과 정치권의 동향을 보고 받고 있다고 한다.

그가 머물고 있는 거처에 대해서는 "경기도 일원이다", "자신의 고향인 충청도에서 뜻을 정리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는 설이 분분하지만, 측근들은 "우리도 전혀 알 수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전 총재 내외와 함께 지방에 머물고 있는 수행비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민이 완벽하게 정리돼야 서울로 올라갈 것이다. 오늘까지는 댁에 들어가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5일께 귀경해 이 특보 등 주변 측근에게 자신의 결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자회견 장소 섭외, 대국민성명서 작성 등의 실무 작업을 거쳐 6-7일께 대국민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 형식의 입장 발표를 통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좌파정권 종식을 위한 최일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주변 인사들이 전했다.

그러나 한 측근은 "언론이 너무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이 전 총재의 고심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서 고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무소속 출마설, 다른 정당과의 연대설 등 세부적 사항보다는 애초 고민을 시작할 때 가졌던 좌파정권 종식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근본적 고민에 대한 시름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흥주 특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 및 중구 남대문로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총재가 지금 하려는 것은 나라를 위한 구국의 결단"이라면서도 `불출마 선언' 관측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출마)한다 안한다를 다 포함해 가능한 대안을 놓고 고심한 것인 만큼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와 관련, "출마시 보수진영 분열에 대한 책임론이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고민이 오래 가는 이유가 그것 아니겠느냐"면서도 "그것이 고뇌의 중심권에 있는 과제인 만큼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특보는 이어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한 이념적 차이도 `대국민 말씀'의 한 요소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 후보의 정체성도 고심의 주요한 부분임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에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명박 후보 선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중진.원로급 인사들이 계속해서 이 전 총재 면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 전 총재측은 이 전 총재가 지방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쪽에서는 자극하면서 만나자고 하면 이중플레이를 하는 거냐 뭐냐"면서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흥주 특보는 "이 전 총재가 지금 누구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이 후보측에 설명한 것 뿐이지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거부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전 총재의 출마설이 높아지면서 중구 남대문로 이 전 총재의 개인사무실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 중에는 지난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는 당 중앙위원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민주연대 21' 회원들은 지난 3일부터 이 전 총재의 서빙고동 자택 앞에서 불출마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해 대조를 이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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