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정동영 ‘집나간 집토끼 찾아요’

등록 2007-10-25 09:15

정동영 후보와 노무현-김대중 후보의 지지층 분포
정동영 후보와 노무현-김대중 후보의 지지층 분포
파병연장 반대 등 ‘좌회전 깜박이’ 잇단 전략행보
전통적 지지층 흡수 포석…이명박과 전선 분명히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세균 상임고문은 24일 아침 당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한 지지자의 뼈 있는 지적을 소개했다. “지지자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왜 정동영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바로 답변을 못 한다고 누가 전화를 해 왔더라.” 정동영 후보가 범여권에 등을 돌리거나, 거리를 두고 있는 전통적 지지층, 즉 이른바 ‘집토끼’들에게 아직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 후보는 옛 집토끼들을 다시 포섭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주하다. 이라크 파병연장에 반대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입장을 달리 하고 진보적 색채를 드러냄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다. ‘10·4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국회 동의 요구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에게 ‘가치 논쟁’을 제안하며 고교 평준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정책을 쟁점화하고 있다.

최재천 대선기획단 대변인은 “최근 제시한 의제들은 정 후보의 정체성을 ‘중도우’에서 ‘중도좌’로 분명히 해서 전통적인 범여권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와 전선을 명확히 그어 이른 시일 안에 양강 구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정 후보 쪽 핵심 인사는 “정동영은 노 대통령과 달리 왼쪽 깜빡이를 켰으면 좌회전하는 정치인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전략적 기조를 설명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신당의 지향점과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파고들어야 할 가치의 얼개를 설명 드리고 싶다”며 칠판에 ‘새로운 가치와 낡은 가치’를 적은 뒤 설명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신당의 지향점과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파고들어야 할 가치의 얼개를 설명 드리고 싶다”며 칠판에 ‘새로운 가치와 낡은 가치’를 적은 뒤 설명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정 후보의 좌회전 전략은 옛 집토끼들이 다시 결집하지 않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정 후보는 “과거 대선에서 김대중 찍고 노무현 찍었던 1200만명을 다시 모으겠다”고 호언했지만, 상황은 자못 엄중하다. 정 후보의 지지율(19.0%, ‘한겨레-리서치플러스’ 10월17일치 조사)은 경선 당시 정 후보와 손학규, 이해찬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 수치(23.5%, ‘한겨레-리서치플러스’ 10월10일치 조사)에 못미친다.

무엇보다 핵심 지지층의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7일치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를 보면, 정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 가운데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찍었던 사람은 28.9%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노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 중 41.5%는 이명박 후보한테로 옮겨갔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광주·전라권을 석권(93.2%)하고,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50% 넘는 유효표를 얻었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43.2%(광주·전라), 15.8%(서울), 15.6%(수도권)에 불과하다. 30·40대(19.45%), 화이트칼라(12.1%), 블루칼라(12.1%)의 지지도도 여전히 바닥권이다.

정 후보가 이른바 ‘좌회전’ 전략으로 옛 지지층을 복원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를 얹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보는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정 후보로서는 이명박 후보 쪽에 가 있는 옛 지지층을 이른 시일 안에 데려와야 할 텐데, 아직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① “윤석열 발탁, 두고두고 후회한다” 1.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① “윤석열 발탁, 두고두고 후회한다”

이재명, 국힘 고성 지르자 “들어볼게요, 말씀하세요” [현장] 2.

이재명, 국힘 고성 지르자 “들어볼게요, 말씀하세요” [현장]

시진핑, 우원식 40분 극진한 환대…‘울타리 고치기’ 시작됐다 3.

시진핑, 우원식 40분 극진한 환대…‘울타리 고치기’ 시작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② “민주당 포용·확장 먼저…이재명 대표도 공감” 4.

문재인 전 대통령 인터뷰 ② “민주당 포용·확장 먼저…이재명 대표도 공감”

충암고 졸업식서 “여러분 잘못 없다” 민주당 의원의 축사 5.

충암고 졸업식서 “여러분 잘못 없다” 민주당 의원의 축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