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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손학규 반전 기회 잡나

등록 2007-10-09 22:53

정동영 3%P차 2위..이해찬 `3위 탈출' 실패
휴대전화 투표율 70%대
9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의 일환으로 정당사상 처음 시도된 휴대전화(모바일) 투표에서 손학규(孫鶴圭) 후보가 정동영(鄭東泳)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앞서 진행된 8개 지역 `오프라인' 선거인단 경선에서 단한번도 1위에 오르지 못한 채 정 후보에게 밀렸던 손 후보는 1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승리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지역 선거인단 투표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한 정 후보는 `대세론'에 다소 제동이 걸리게 됐고 이해찬(李海瓚) 후보는 기대를 걸었던 휴대전화 투표에서도 3위에 머물러 앞선 후보들을 추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처럼 `온라인' 표심이 `오프라인' 표심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남에 따라 신당 경선은 14일 남은 8개 지역 `원샷 경선'과 여론조사, 휴대전화 투표함의 `뚜껑'이 열릴 때까지 예측불허의 대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선거' 공방으로 얼룩지면서 좌초 위기로 내몰렸던 신당 경선이 막판 흥행에 성공하면서 활기를 되찾게 될 지 주목된다.

◇孫, 처음 웃었다 = 손 후보는 이번 첫 휴대전화 투표에서 7천649표를 득표(36.5%), 7천4표(33.5%)에 그친 정 후보를 645표 차이로 따돌리면서 선두에 올랐다.

손 후보는 오프라인 경선을 합한 누적 득표 기준으로는 4만5천500표를 획득, 1위 정 후보(5만8천128표)와의 표 차를 종전 1만3천274표에서 1만2천629표로 조금이나마 좁혔다.

손 후보는 제주.울산, 강원.충북 등 초반 4연전에서 정 후보에게 참패하자 3일간의 칩거 끝에 선대본부 해체 등의 `초강수'를 두며 결사항전을 선언했지만 광주.전남, 부산.경남 등 영.호남 `슈퍼 4연전'에서도 판세를 뒤집지 못해 `대세론'의 주인공을 정 후보에게 넘겨줬다.


손 후보측은 그동안 조직동원에 가려졌던 민심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손 후보는 이날 라디오 대선후보 토론회 도중에 소감발표를 통해 "현실적으로 모바일에 많은 사람을 동원할 수 없었고 조직도 취약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모바일 투표를 통해 민심이 좀 더 객관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후보가 손 후보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기사회생이란 말이 이런 때 쓰는 말로 처음으로 웃을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남은 경선을 아름답게 이끌고 기필코 이명박 후보를 이겨 국민과 선거인단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후보측은 정 후보와의 휴대전화 투표 득표율이 3% 포인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신발끈'을 더욱 조인다는 전략이다.

◇鄭 `대세론' 주춤 = 8개 지역 선거인단 경선에서 강원을 제외한 7개 지역에서 1위를 `싹쓸이'하며 대세론을 굳히는 듯 했던 정 후보는 첫 휴대전화 투표에서 접전 끝에 3.0% 포인트 차로 2위로 내려앉았다.

누적투표에서는 아직까지 1만여표 이상 앞서고 있지만 그간 지역 선거인단 경선 결과에 대해 `민심을 왜곡한 조직표'라는 공격을 받아온 정 후보 입장에서 폭발적 투표율을 기록한 휴대전화 1차 투표에서 선두를 내준 것은 뼈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캠프관련 인사 구속, 경찰의 캠프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 등으로 이어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의 후유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의 경선룰 변경으로 남은 8개 지역경선이 `원샷 경선'으로 치러지게 돼 `텃밭'인 전북을 기점으로 한 `밴드왜건'(앞서가는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현상) 효과도 차단된 상태다.

그러나 노웅래 대변인은 "선거인단을 많이 모으지 못한데 비해서는 선전한 셈으로 전체 판세를 뒤집

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모바일 접수규모가 20만명 가량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만명을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의 표차를 그대로 환산한다고 해도 모바일 투표에서 5천표 가량 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고 분석했다.

정 후보 진영에서는 손 후보가 정, 이 후보간 불법선거 공방 와중에 일시적으로 어부지리를 봤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 후보측은 이번 2위가 `1등 후보'에 집중됐던 손, 이 후보의 협공 수위가 한풀 꺾이는 동시에 지지조직이 결속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고 경선 판이 깨질 가능성도 낮아진 만큼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 후보는 소감발표에서 손 후보에게 축하를 건넨 뒤 "죽었던 경선이 살아났고 내일부터 펄펄 끓을 것"이라며 "제 지지자들도 `정동영 떨어지는 것 아니냐' 해서 참여가 늘어날 것 같다. 좋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李, 더 힘들어진 `추격전' = 이 후보는 이번 투표에서 6천285표(30.0%)를 얻는 데 그쳐 여전히 누적득표 기준 3위에 머물렀다. 2위인 손 후보와의 표차는 8천210표에서 9천574표로 더욱 벌어지게 돼 향후 힘겨운 추격전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후보는 친노후보 단일화를 계기로 대반전을 시도했으나 기대했던 부산.경남 경선과 1차 휴대전화 투표에서도 각각 정, 손 후보에게 밀리면서 좀처럼 반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와 불법선거를 둘러싼 전면전을 벌이면서 강성 이미지가 더욱 굳어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첫 휴대전화 투표에서 1위인 정 후보를 3% 포인트 차로 바짝 뒤쫓은 만큼 남은 휴대전화 투표와 충청, 경북 등 지역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전한다면 막판 대역전의 희망은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소감 발표에서 "3등 하긴 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지역 경선과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을 보면 조직동원을 할 수 없는 모바일 투표 결과가 진짜 표심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서 치러진 선거로는 본선 경쟁력을 갖는 후보를 선출할 수 없다는 반증"이라며 은근히 정 후보를 겨냥했다.

김형주 대변인은 "이번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어쨌든 경선에 최대한 인내를 갖고 임하겠다"고 촌평했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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