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후보쪽 “정 후보쪽 150명 부산서 모의” 주장
물리적 충돌 빚어…정 후보쪽 “단순 자축모임”
물리적 충돌 빚어…정 후보쪽 “단순 자축모임”
부산·경남 지역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투표일인 30일 새벽, 정동영 후보 쪽이 차량동원을 위한 예비모임을 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 후보 쪽과 손학규 후보 쪽 인사들 간에 충돌이 빚어져 부산시 선관위와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날 부산의 한 학원에서는 1천여명의 선거인단 명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손학규 후보 쪽 주장을 종합하면, 손 후보 쪽의 김영주·안민석·정봉주 의원은 “정 후보 쪽이 차량동원을 위해 모였다”는 제보를 받고 30일 새벽 1시15분께 부산 북구 선관위 직원 2명과 함께 모임 장소인 부산 금곡동 한국산업인력공단 구내식당으로 들어갔다. 현장에는 정 후보 쪽 정청래 의원과 정 후보 지지 모임인 국민통합추진운동본부의 이상호 집행위원장 등 150여명이 있었다고 한다.
정봉주 의원은 “승용차를 소유한 정 후보 지지자들이 ‘차량 편성 끝났다’며 동별로 동원선거를 하려는 분명한 근거를 눈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 쪽은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정 후보 지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정 의원은 “우리가 들어가자 20여명이 욕설을 했고, 옷 단추가 떨어질 정도로 이리저리 끌려다녔다”고 주장했다. 김영주 의원은 “우리 카메라를 뺏어간 정 후보 지지자 이아무개씨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뺏었으나, 이씨가 이를 돌려 달라고 위협했고, 편의점으로 도망간 나를 바닥에 쓰러뜨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 손 후보 쪽뿐 아니라 이해찬 후보 쪽의 김형주 의원도 “박스떼기, 대리접수, 명부떼기, 버스떼기 등 경선 파동의 책임을 지고 정동영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후보 쪽은 이날 모임이 광주·전남 경선 승리를 축하하는 ‘자축 모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위원장은 “손 후보 쪽 안민석 의원이 들어오면서 우리한테 ‘왜 모였냐’고 물었다. 그래서 ‘당신들이 왜 상관하냐’고 맞상대했고, 그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한 것”이라며 “광주에서 뺨 맞고 자축장에 와서 행패를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와 경찰은 정 후보 쪽의 선거법 위반 및 폭행 사건을 조사 중이다. 부산시 북구선관위는 현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을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했으며, 부산시 선관위와 함께 이들의 인적사항 및 이들이 새벽에 모인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김영주 의원이 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이아무개씨를 상대로 폭행 여부 및 모임의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이날 부산 금곡동의 한 학원에서는 1천여명 선거인단의 주소와 연락처 등이 담긴 명부가 발견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께 손 후보 쪽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학원 냉장고 안에서 선거인명부를 찾아냈다. 경찰은 학원 원장을 상대로 선거인명부 입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김태규, 부산/최상원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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