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왼쪽)가 27일 오후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정동영(가운데)·이해찬 후보가 겉저고리를 벗은 채 사회를 맡은 강기정 의원의 발언에 웃고 있는 동안 긴장한 표정으로 메모지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동영 “YS가 민주정부? 깜짝놀라”
손학규 “이해찬, 대연정 동의했다”
이해찬 “정동영, DJ와의 신의 버려”
손학규 “이해찬, 대연정 동의했다”
이해찬 “정동영, DJ와의 신의 버려”
국민경선의 분수령이 될 광주·전남 경선을 이틀 앞두고 27일 광주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토론회·연설회에서 후보들은 서로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발언들을 쏟아내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세 후보들은 또 ‘광주 정신’을 앞세우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이해찬―정동영, 갈등 격화=서울대 72학번 동기생인 정동영·이해찬 후보는 이날 상호토론 과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 정부 문제는 호남 편중 인사’라는 정 후보의 2002년 발언을 문제 삼으며 “김대중 대통령과의 신의를 버린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정 후보가 “이 후보는 제 대학 친구인데 …”라며 답변을 시작하려 하자 이 후보는 “친구 얘기는 그만 하라”며 싸늘하게 말을 자르기도 했다. 정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어려울 때 예스맨만 있었고,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의리는 조폭 사회에나 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친구 얘기하지 말라’는 이 후보 반응에 “유시민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하더니 이 후보가 좀 바뀐 것 같다. 시중에는 ‘이반 유반’이라는 말이 있다”며 받아쳤다.
이해찬, 손학규에게 ‘훈수’=이해찬 후보는 손학규 후보의 칩거를 은근히 비판했다. 이 후보는 “선거를 치르다 보면 어려운 지역도 있다. 경선 진행이 5%도 안 됐는데 결과가 안 좋다고 자지러지면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손 후보를 향해 ‘훈수성 발언’을 했다. 손 후보는 상호토론 말미에 시간을 얻어 “저한테 일방적으로 말씀하셨으면 답변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칩거는) 조직·동원 선거라는 구태 정치에 대한 분노였다”고 반박했다.
손학규, 대연정 비판=손 후보는 호남 민심을 자극했던 대연정 제안을 꺼내 들고 이 후보를 공략했다. 그는 “총리 시절,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에 동조했다. 아직도 그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이 정권만 흔들면 된다는 몰지각한 일을 할 때 ‘정치적으로 양보를 하더라도 나라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었다”며 “그 당시 한나라당의 행위에 대해 손 후보는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반박했다.
‘광주’ 향한 구애= 현지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표현은 어느 때보다 절절했다. 정 후보는 “광주 전남의 선택 기준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던 1200만명에게 누가 열정을 불어넣고 하나로 만들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정동영이 앞장서 대선 승리의 들불을 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후보는 “여러분에게 상처를 드렸다면 그 상처와 빚을 죄송스럽게 여기고,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새로운 부흥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며 “엎드려 호소할 테니 저의 길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저는 망월동에서 영면할 수 있는 광주 유공자”라며 “망월동에 제 친구들이 잠들어 있고, 지난 27년간 그분들의 정신으로 살아왔다”고 외쳤다. 광주/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