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의 후보 지지 분포
“신당경선, 참여 보다 동원 성격”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경선이 ‘참여’보다는 ‘동원’의 성격이 짙어지면서, 각 후보 진영에서는 표를 모아올 의원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현재 가장 많은 의원을 끌어들인 이는 정동영 후보로 35명에 이른다. 이해찬, 손학규 후보 지지 의원은 각각 26명과 25명이다. 통합신당 의원 142명(탈당을 예고한 김선미 의원 제외) 가운데 60%가 특정 캠프에 참여한 셈이다. 경선 막판 중립 의원이 10여명밖에 남지 않았던 한나라당에 비하면 ‘줄세우기’는 덜한 편이지만,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면 중립 지대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의 ‘커밍아웃’을 가장 바라는 것은 손 후보 쪽이다. 전세가 불리한데다 ‘심정적 지지자’들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일부 중진과 당직자들이 손 후보 지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도 그런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손 후보 쪽의 우상호 의원은 “직접 확인한 결과 중진 중에는 문희상, 유인태 의원과 정대철 고문이 지지 의사를 분명히했고, 민주당 출신의 이낙연 대변인도 같은 뜻”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정작 이들이 속 시원히 나서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인태 의원의 경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라는 주변의 강력한 권유를 받고 이를 검토했다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후보의 잠정적 지지자인 한 의원은 “손 후보가 선거사무실을 해체해 캠프에 합류할 수도 없고, 중간에 지지를 표명할 명분도 없어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정동영 캠프는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 경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출신인 추미애 전 의원과 개혁적 색채가 강한 천정배 의원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추 전 의원은 소극적이지만, 천 의원은 ‘세 후보 중에는 정 후보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경남 경선을 대비해서는 김혁규 의원에게 ‘삼고초려’를 계속하고 있다. 정 후보는 본선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 쪽에도 ‘러브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후보 쪽은 친노 후보 단일화 과정을 통해 한명숙 의원과 유시민 의원 쪽 의원들이 참여하면서 2단계에 걸쳐 덩치가 커졌다.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신기남 의원이 참여한 것도 캠프 분위기를 띄웠다. 대선후보급만 3명인 ‘점보급 캠프’가 됐기 때문이다. 그중 한명인 유시민 의원은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는데, 후보와는 별도로 지방을 돌면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기자들에게 본인 일정을 별도로 보내고 있어 당 안에서는 ‘차기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캠프에 참여하고 있던 김선미 의원이 28일 탈당을 예고한 것은 아픈 대목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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