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조직기반 따라 판도 결정 ‘국민경선’ 무색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첫 4연전이 치러진 제주·울산, 충북·강원의 네 곳을 합한 전체 투표율은 겨우 19.7%에 그쳤다. 당 지도부가 예상했던 30%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남은 경선에서도 초라한 투표율이 이어질 경우 경선 ‘흥행 대박’을 통해 본선에서 역전을 꾀하려던 당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경선 첫날 투표율은 제주와 울산 두 곳의 선거인단 8만4257명 가운데 1만5658명이 투표해 18.5%로 집계됐다. 제주 18.9%, 울산 18.2%였다. 16일 경선 이틀째 투표율 합계는 20.9%로 집계됐다. 강원 19.5%, 충북 21.6%였다. 유권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
이처럼 투표율이 극히 낮아지면서, 특정 지역에선 조직 기반이 강한 한 두 명의 가세로 지역 판도가 결정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종합 선두로 나선 정동영 후보는 이용희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에서만 3천표 이상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의 투표율도 다른 지역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해찬 후보가 강원 지역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데는 이광재 의원 지역구인 영월·평창·정선·태백지역과, 이창복 전 의원의 원주에서 몰표가 쏟아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경선’이 애초 취지와 달리 ‘조직경선’, ‘동원경선’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당에선 10%대의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으로 악천후와 추석을 앞둔 벌초 일정 등을 꼽았다. 하지만 통합신당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이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의 지지율이 워낙 낮다보니 경선 자체에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신정아씨 파문으로 경선에 대한 관심이 뒷전으로 밀려난 탓도 있다. 투표장에서 후보들의 연설을 들을 수 없는 ‘유세 따로 투표 따로’ 방식도 흥행요소를 반감시켰다.
당은 젊은층의 모바일투표 참여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각 후보 진영도 모바일선거인단 모집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국민경선위 대변인인 이기우 의원은 “모바일 투표를 포함한 전국의 최종 투표율은 30%가 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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