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실적 중시'..`당과 일체성 확립' 과제
"李의 실용주의 리더십은 과연 통할까."
경선승리를 통해 한나라당의 `비주류'에서 일약 `주류'로 떠오른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가 `탈(脫) 여의도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여러가지 새로운 정치실험을 시도하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그 정치실험의 성패 여하에 따라 10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17대 대선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 하나 하나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이 후보의 리더십은 기업가 정신에 바탕을 둔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집약된다. `형식'과 `기득권'을 타파하고 철저히 `일'과 `실적'을 중시한다.
그의 이런 실용적 리더십은 선거기구를 꾸리는 단계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났다.
100명이 넘는 규모로 당을 사실상 좌지우지했던 과거의 매머드급 대선기획단과 달리 고작 20명 수준으로 실무형 대선준비팀을 꾸렸다. 추석연휴 직후 발족할 중앙선대위도 현역의원을 최대한 배제한 채 중앙에는 홍보, 디지털, 사이버 기능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지방 선대위로 넘겨 현장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내년 18대 총선 공천문제를 언급하긴 이르지만 공천과정에서도 피아 구분없이 철저히 `실적'을 중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은 금주부터 당원협의회(옛 지구당)별로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해 당협위원장 개개인의 선거운동 성적을 매긴 뒤 그 결과를 공천심사때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이념과 노선에 있어서도 철저히 실용주의 정신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본선 출정식에서 `2008년 체제'를 화두로 던지면서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사구시를 앞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실용노선을 분명히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우파보수와 경상도'라는 기존의 구(舊)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제 세력과 손을 잡겠다고도 했다. 정체성이 다르지만 호남의 적자를 자부하는 민주당과 정치적 중원인 충청에 기반을 둔 국민중심당과 얼마든지 전략적 제휴 내지 연대를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후보의 이런 `기업형 실용정치'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우리 정치문화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주변에 큰 `부채'가 없어 `이명박식 정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새로운 리더십과 정치실험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도 적지 않다. 그동안 `조직'과 `자금', `공중전'에 좌지우지돼 온 우리의 대선 풍토를 감안할 때 이 후보의 `현역 의원 배제', `실적주의 정치'가 쉽게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의 구상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처럼 `실용'과 `효율'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정당 조직의 정체성과 조직원들의 충성심이 약화되면서 내부 결속력 이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노선과 정체성이 다른 정치 및 시민사회 세력과의 무리한 외연확대가 내부 분열 등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선대위 중심의 선거운동 방향과 관련, 총선 등 다른 선거와 달리 대선의 경우 공중전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중앙에 모든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역으로 중앙의 기능을 대폭 줄여 어떻게 범여권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도 그의 리더십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후보가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을 끌어 안지 못할 경우 `당권-대권분리' 논란이 재연되면서 자칫 이 후보가 당과 겉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측근들 사이의 알력이나 자리다툼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그의 핵심측근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형성되는 소계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선대위나 당직을 놓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의 갈등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는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 구시대 정치로의 회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 이 후보의 `정치실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매너리즘과 관행에 빠져 있는 정치풍토를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는 자세는 신선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기업경영 방식을 당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충성심이 약화되는 등 여러 우려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내년 18대 총선 공천문제를 언급하긴 이르지만 공천과정에서도 피아 구분없이 철저히 `실적'을 중시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은 금주부터 당원협의회(옛 지구당)별로 정기 여론조사를 실시해 당협위원장 개개인의 선거운동 성적을 매긴 뒤 그 결과를 공천심사때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이념과 노선에 있어서도 철저히 실용주의 정신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본선 출정식에서 `2008년 체제'를 화두로 던지면서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사구시를 앞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실용노선을 분명히 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우파보수와 경상도'라는 기존의 구(舊)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제 세력과 손을 잡겠다고도 했다. 정체성이 다르지만 호남의 적자를 자부하는 민주당과 정치적 중원인 충청에 기반을 둔 국민중심당과 얼마든지 전략적 제휴 내지 연대를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후보의 이런 `기업형 실용정치' 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우리 정치문화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주변에 큰 `부채'가 없어 `이명박식 정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새로운 리더십과 정치실험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도 적지 않다. 그동안 `조직'과 `자금', `공중전'에 좌지우지돼 온 우리의 대선 풍토를 감안할 때 이 후보의 `현역 의원 배제', `실적주의 정치'가 쉽게 뿌리내리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의 구상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처럼 `실용'과 `효율'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정당 조직의 정체성과 조직원들의 충성심이 약화되면서 내부 결속력 이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칫 노선과 정체성이 다른 정치 및 시민사회 세력과의 무리한 외연확대가 내부 분열 등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방선대위 중심의 선거운동 방향과 관련, 총선 등 다른 선거와 달리 대선의 경우 공중전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중앙에 모든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역으로 중앙의 기능을 대폭 줄여 어떻게 범여권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도 그의 리더십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후보가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을 끌어 안지 못할 경우 `당권-대권분리' 논란이 재연되면서 자칫 이 후보가 당과 겉도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측근들 사이의 알력이나 자리다툼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그의 핵심측근을 중심으로 한 그룹이 형성되는 소계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선대위나 당직을 놓고 "누구는 안된다"는 식의 갈등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는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 구시대 정치로의 회귀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 이 후보의 `정치실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매너리즘과 관행에 빠져 있는 정치풍토를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는 자세는 신선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기업경영 방식을 당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조직원들의 충성심이 약화되는 등 여러 우려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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