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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문국현의 경제’ 정치에도 통할까

등록 2007-08-26 21:32수정 2007-08-26 21:37

IMF 때 ‘고용 보장’ 역발상 경영 성공
약한 권력의지 낮은 인지도 넘어야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기존 정치인들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대중연설을 잘 못한다. 지난 23일 대선 출정식인 ‘희망 제안’ 행사에서 연설을 할 때도 그랬다.

중간 박수가 수없이 쏟아졌는데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고 그 때마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부끄럽다는 표정이었다. 정치인들의 연설에서 나타나는 ‘고함 지르기’나 ‘두부 자르기 제스처’는 없었다.

문국현의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없다. <한겨레>의 지난 16일 조사에서 문 전 사장 지지율은 0.1%였다. 범여권 주자로서 선호도는 0.8%였다. 오차한계가 95% 신뢰수준에 ±3.7%였으니, 한 마디로 의미가 없다.

대통령 선거는 4개월도 안남았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그가 누구인지 아예 모른다. 그의 도전은 아무래도 무모해 보인다. 비슷한 정치실험이 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그랬고, 올 초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그랬다. 둘 다 실패했다.

그런데 그에게 ‘베팅’을 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조동성 서울대 교수, 이근성 전 <프레시안> 대표, 여론조사 전문가 출신의 김헌태씨 등이다. 개성이 무척 강한 사람들이다. 무슨 생각에서 나선 것일까? 김헌태씨가 좀 쉽게 설명을 했다.

“범여권 정계개편은 실패했다. 민주신당을 만들었지만, 지지율이 10%대다. 한나라당은 60%다. ‘양’으로는 한나라당을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질’로 승부해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짜야 한다.”

문국현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첫째, 경제다. 그는 74년 유한킴벌리에 입사해 95년 사장에 올랐다. 2003년엔 킴벌리 클라크 북아시아 총괄사장을 맡았다. 성공한 월급쟁이의 전형이다.

둘째, 업적이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유한킴벌리는 오히려 평생고용을 약속하고 새로운 근무제도(4조2교대)를 도입했다. 그의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와 ‘업적’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장점이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원혜영 이계안 의원은 지난 24일 ‘진짜 경제를 살릴 문국현 사장을 지지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문국현 본인도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깨끗하고 따뜻한 번영’이라고 정리했다.

한계는 무엇일까? 첫째,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문 전 사장은 “국민들의 좌절감, 국민들의 꿈을 ‘정조준’하면 금새 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둘째, ‘권력 의지’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은 결국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들이 ‘먹는다’. 문 전 사장은 “중간에 그만두려면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어떻게 될까? 정치실험 성공 여부는 앞으로 1~2주 안에 판가름이 난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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