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로 대선후보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지지 의원 40여명 등과 함께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나라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고 썼다. 앞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현충원에 도착한 이 후보는 자신을 맞는 강 대표와 의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경선후보였던 원희룡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 쪽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참배를 마친 이 후보는, 기자들이 대선 후보로 맞는 첫날 소감을 묻자 “(현충원에서) 조상님들께 굳은 각오를 말씀드렸으니 잘 될 것이다. 나라도 잘 되고…”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의원들과 함께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국회로 가던 길에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이 후보는 ‘검증은 이제부터라는 범여권의 반응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어리석은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에 대해서는 “100% 포용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최근에 한 지인이 (내가) 경선에서 2천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기는 꿈을 꿨다고 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본선에 대한 꿈은 못 들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후보는 웃음만 지어 보였다.
이 후보는 박희태 선대위원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선대위 부위원장 등 20여명과 점심을 함께 하며 “그동안 수고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대표회장,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 지도자를 차례로 방문했다. 기독교 장로이기도 한 이 후보는 한기총 이용규 회장을 만난 자리에선 “경선에서 힘들었던 만큼 본선도 힘들 것이다. 더 많이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재경 포항향우회로부터 ‘명덕박애경국제민’이라고 쓰인 붓글씨를 선물로 받았다. ‘하늘이 주신 밝은 덕과 넓은 사랑으로 국가를 경영해 국민을 구제하라’는 글귀를 받아든 이 후보는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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