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명박(66)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검찰이 이 후보 관련 고소·고발 가운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 도곡동 땅과 천호뉴타운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스의 실소유주에 대한 의혹은 “비비케이 전 사장 김경준씨가 귀국하면 수사를 재개하겠다”며 결론을 유보했다. 또 이 후보는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김경준씨와 투자사기를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연말 대선 전에 어떤 식으로든 검찰의 수사 대상에 다시 오를 가능성이 많다.

검찰은 지난 13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수사 계속”이라는 원칙론을 거듭 밝혀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수사는 수사다. 누가 후보로 결정되든 (이 후보 관련) 수사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대검의 한 간부는 “정상명 검찰총장이 ‘혐의가 나오면 형사처벌한다’는 원칙을 일찌감치 강조하고 나선 만큼, 비비케이 사건과 이 후보와 관련해 남은 수사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비비케이 투자사기’ 사건의 경우 그 폭발력이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 후보가 피의자 신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경준씨가 미국에서 귀국하는 대로 수사는 바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주가조작 사건 등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1부에서 맡고 있지만, 이 후보 검증수사를 맡은 특수1부로 재배당될 수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이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다”고 밝힌 서울 도곡동 땅 관련 수사도 ‘새로운 내용’으로 추가 고소·고발을 해온다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이 땅의 실제 주인인 ‘제3자’를 밝혀줄 수 있는 내용이라면 수사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이나 시민단체 등의 고소·고발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검의 또다른 간부는 “범여권에서 무슨 카드를 들고 나올지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안에선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우려해 “확실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의혹 규명 차원의 수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후보 외곽후원 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 박 후보 비방 기자회견 공모 및 고 최태민 목사 보고서 유출 등 ‘곁가지’ 수사는 조만간 결론을 낼 방침이다.

김남일 고나무 기자 namfic@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