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1년 대장정’ 마침내 마침표

등록 2007-08-20 15:45수정 2007-08-20 17:18

숨가쁜 개표드라마…한목소리 화합다짐

한나라당은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17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끝으로 1년여 넘게 진행된 대선후보 경선 대장정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의 투표율과 동일한 70.8%의 높은 투표율이 반증하듯 이날 개표 전대에도 1만5천명의 당원.대의원이 운집, 열띤 열기속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4명의 후보 중 누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지 숨죽여 지켜봤다.

특히 정오를 넘겨 전날 밤 삼엄한 경비속에 행사장으로 모아진 248개 투표함이 일제히 열리기 시작하자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경기장 중앙에 위치한 개표석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기편 참관인이 전해오는 득표 현황에 시시각각 희비가 엇갈리는 표정을 지으며 숨가쁜 개표 드라마를 손에 땀을 쥐며 지켜봤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일찌감치 시작된 행사장 주변 경비는 어느 때보다 삼엄했으며, 경선 과정 내내 과열양상을 보이던 지지자들간 `세싸움'은 이날도 여전했다.

이 전 시장의 장내 입장과 함께 일부 지지자들이 삼엄한 경비를 뚫고 행사장에 들어서자, 박 전 대표측이 격렬히 항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측은 행사장에서도 지지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삼엄한 경비..몸싸움 여전 = 사설 경호업체 요원 200여명은 개표가 이뤄지는 행사장 안팎에 배치돼 오전 9시부터 삼엄한 경계를 폈다.

오전 11시께 중앙선관위 관계자들과 개표단 및 참관인이 지정된 문을 통해 입장을 시작하자 문을 지켜선 10여명의 경호원들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했으며, 대의원의 경우 비표없이는 입장을 하지 못했다.


철통같은 출입 통제로 행사 시작시간을 10분 앞둔 1시50분께도 행사장의 4분의 1을 채우지 못해 막판 무더기 입장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공식행사 시작 10분 전인 2시20분께 100여 지지자들의 환영속에 행사장에 환한 표정으로 입장했으며, 곧이어 이 전 시장이 밝은 표정으로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 전 시장 입장과 함께 `명사랑' 등 지지자들이 경비의 틈을 뚫고 들어서자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 박 전 대표측 지지자들이 가세해 한동안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숨가쁜 개표 드라마 = 투표지 분류기와 계수기를 이용한 전자개표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10개 지역별로만 투표 결과를 합산하고 전체 합산은 최종 개표 이후 진행하기로 함에 따라, 전당대회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던 당초 예상과 달리 개표 두시간 만인 오후 2시께부터는 때 이른 중간 집계 결과들이 속속 전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초반에는 박 전 대표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이 집중적으로 개표되며 전체 투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만3천여표까지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2천여표 앞선다는 보고가 양측 참관인으로부터 흘러나오며 박 전 대표 측에서 먼저 승기를 잡았다는 자신감에 찬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수도권쪽 표가 개표되며 이 전 시장측이 빠르게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이 전 시장측이 `그것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어 5-10분 간격으로 `박빙'이라는 전언과 함께 양측에서 엇갈리는 셈법이 연이어 흘러나오며 양측 모두 초긴장의 상태에서 최종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오후 3시께 `현장 집계결과에서는 박 전 대표가 830여표 앞서고 여론조사 반영분에서 이 전 시장이 2천500여표 앞서며, 전체적으로 이 전 시장이 1천700여표 정도 신승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복수로 전해지면서 마침내 당락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전 시장측은 결과에 우선 환호하면서도 "현장 투표에서 지고 여론조사에서 이긴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개운치 않은 표정을 지은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아직은 결과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실망감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대역전의 기대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도부 "당선자 중심 정권창출 나서자" = 지도부는 입을 모아 당선자 중심으로 단합하고, 오는 12월19일까지 `정권탈환'을 위해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에서 "장장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는 한 편의 장엄한 드라마를 만들었고 거대한 파노라마를 엮어냈다"면서 "아쉽지만 이제 오늘 시원하게 끝을 내자. 오늘 24만명의 심판을 국민의 뜻이라고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당선된 한 분을 중심으로 정권창출의 길에 나서자. 낙법이 좋아야 진정한 선수고, 세분이 떨어지더라도 훌륭한 낙법을 통해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치열했던 골목내 전쟁을 끝내고 이긴 사람이 진 쪽에 붕대를 감아줘, 더 큰 연말의 전쟁을 위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누구보다 수고하신 네분의 후보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 이번 경선은 대성공을 거뒀다고 자신있게 말한다"면서 "오늘 개표가 원만히 이뤄지고 당과 국민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 돼야한다.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 서로 어깨동무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 한목소리로 `화합' 다짐 =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네명의 후보와 지도부는 결과발표를 불과 한시간여 앞둔 와중에도 나란히 무대에 모여 긴장을 감추고 한목소리로 화합을 다짐하고, 서로를 치켜세우는 `칭찬릴레이'의 시간도 가졌다.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화합 토크쇼'에서 이 전 시장은 "우리 후보가 때론 격렬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선전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고, 박 전 대표는 "많은 고난의 시기를 거쳤던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라는 국민 여망을 받들기 위해 경선을 치렀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상대 후보 장점'으로 "박 후보는 유세과정에서 저를 공격하는데 저를 보고 슬쩍 웃으면 마음이 다 풀려 싸울 수가 없었다.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대중정치인으로서 대단한 장점을 가졌다"며 "원 후보는 차세대 지도자다운 면모를 갖췄고, 홍 후보는 당의 정권창출을 위해 기대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려워도 꿋꿋이 밀고 나가는 힘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홍 후보는 유능하고 말도 잘하고 당과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것이고, 원 후보는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을 갖고있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이 후보는 소탈하고, 박 후보는 강철미인이다. 뚝심으로 대의원을 들었다 놨다하는 후보는 홍 후보밖에 없다"고 했으며, 홍 의원은 "박 후보는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훌륭한 지도자고, 이 의원은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 시킬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의 미래"라고 칭찬했다.

이들은 "격정적인 싸움끝에 더 강한 화합이 이뤄진다"(이명박) "끝나면 모두 하나가 돼 당원동지의 여망을 받들겠다"(박근혜), "네잎클로버처럼 한줄기로 뭉쳐 행운을 가져오겠다"(원희룡), "누가 선출돼도 한마음이 돼야한다"(홍준표)며 한 목소리로 화합을 다짐했으며, 나란히 경선승복을 약속하는 핸드프린팅을 했다.

◇격렬 항의속 후보지명..곳곳 울음바다 = 사실상 이 전 시장의 후보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오후 4시 개표결과가 박 경선관리위원장에게 전달되자 관중석에선 곧바로 "원천무효", "당선무효"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20-30명의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아예 무대 정면과 측면 등으로 몰려나와 거칠게 항의, 배치된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받았으며 사회를 보던 나경원 대변인은 "성숙한 대의원의 모습을 부탁드린다"며 거듭 자제를 촉구했다.

오후 4시20분께 박 위원장이 여론조사가 합산된 최종결과를 발표하며 이 전 시장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언하자, 이 전 시장은 일어서 곧바로 박 전 대표를 향해 걸어가 어깨를 만지며 인사를 건넸다. 둘은 악수를 하지는 않았다.

후보 지명이 공식 확인되자 관중석에선 `여론조사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외침과 `이명박'을 외치는 연호가 엇갈렸으며, 박 전 대표가 담담한 표정으로 `결과승복'을 선언하자 대부분 참모들과 지지자들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일제히 울음을 터뜨려 박 전 대표측 지지석은 일순 울음바다로 변했다.

박 전 대표는 이후 아무 언급없이 곧장 행사장을 빠져나갔으며, 지지자들은 이후에도 행사장 밖에서 "한나라당이 좋아서 지지하는 줄 아느냐. 박근혜가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라며 곳곳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이혜훈 대변인과 송영선 의원 등 측근들도 한참 동안 붉어진 눈시울을 감추지 못했다.

김경희 안용수 기자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G20 윤 대통령 수행원 ‘몸싸움’…브라질 보안요원과 충돌, 왜 1.

G20 윤 대통령 수행원 ‘몸싸움’…브라질 보안요원과 충돌, 왜

이재명 ‘법카 유용’ 기소에 “증거 없지만 기소한다는 게 검찰 입장” 2.

이재명 ‘법카 유용’ 기소에 “증거 없지만 기소한다는 게 검찰 입장”

부산일보 기자 “대통령한테 무례한 태도? 이제 누가 질문하겠나?” 3.

부산일보 기자 “대통령한테 무례한 태도? 이제 누가 질문하겠나?”

조국혁신당 “‘윤석열 파면’ 헌재 결정 구하러 국민과 함께 간다” 4.

조국혁신당 “‘윤석열 파면’ 헌재 결정 구하러 국민과 함께 간다”

유승민 “국민이 윤석열 부부는 떳떳하냐 묻는다…정신 차려라” 5.

유승민 “국민이 윤석열 부부는 떳떳하냐 묻는다…정신 차려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