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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경준 “BBK 실소유주는 이명박” 사실일까?

등록 2007-08-17 07:53수정 2007-08-17 16:54

‘이명박-김경준 비밀계약서’ 실체 확인땐 ‘대선 폭발력’

비비케이(BBK) 금융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직접 입을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는 15일(한국시각) <한겨레21>의 의뢰를 받은 현지 변호사 데이비드 백과 6시간30분에 걸친 인터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를 비비케이의 실질적 소유주로 지목했다. 김씨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이 후보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스의 비비케이 투자금 190억원의 정체는?=김씨가 대면 인터뷰에서 밝힌 주장의 핵심은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명의의 회사인 다스가 비비케이에 투자자금으로 운용해 달라고 맡겼다는 190억원이 사실은 이 후보의 돈이며, 실제로는 모두 엘케이이뱅크(LKe뱅크)와 비비케이, 이(e)뱅크증권중개 등 3개 회사의 자본금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만약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김씨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대선 국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비비케이와 무관하다는 이 후보의 지금까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은 마프(MAF)펀드를 이용해 이뤄졌고, 이 펀드를 운용한 회사가 비비케이다. 더구나 김씨 주장대로 다스가 투자한 190억원이 실제로 이 후보 것이라면 이 후보는 친형과 처남 명의 회사인 다스의 실질적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게 된다.

표지와 뒷면만 공개…내용은 “검찰에 넘기겠다”
이명박 친필서명 확인되면 1년 논란 종지부


김씨의 주장을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과 비교해 보면 아귀가 맞는 대목이 일부 있다. 다스에서 나온 돈의 총액은 190억원이다. 김씨와 다스 쪽의 주장이 일치한다. 실제로 엘케이이뱅크 60억, 비비케이 30억, 이뱅크증권중개 100억원 등 세 회사의 자본금 총액을 합치면 190억원이 된다. 우연인지 몰라도 세 회사의 자본금 총액과 다스가 비비케이에 투자한 돈의 총액이 일치하는 것이다.

김씨는 “다스가 이명박 후보와 상관없이 나를 보고 190억원을 투자했다는데 당시 당기순이익이 얼마 되지 않았던 다스가 돈을 빌려서까지 이익금의 10배 가까운 투자를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다스의 투자금 190억원이 세 회사의 자본금으로 사용됐다는 증거로 다스의 1대주주인 이상은씨가 2000년 12월30일 인출한 돈이 엘케이이뱅크로 입금된 외환은행 울산지점 계좌번호와, 엘케이이뱅크의 법인장부 및 동원증권 계좌 등을 제시했다. 물론 다스 쪽은 “비비케이에 투자한 190억원은 자본금이 아니라 돈을 불려달라고 맡긴 투자자금”이라고 주장한다. 다스는 투자금 가운데 140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미국에서 김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경준-이명박 비밀계약서의 실체는?=김씨가 9월 한국에 입국해 검찰에 제출하겠다며 일부를 공개한 이명박 후보와의 주식거래 계약서의 실체와 사실 여부도 폭발력 있는 사안이다. 이 계약서에 엘케이이뱅크와 비비케이, 이뱅크증권중개 등 3개 회사의 지분 100%가 이명박 후보 소유라는 점이 명기돼 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가 공개한 이 계약서의 표지와 맨 뒷면의 서명자를 확인한 데이비드 백 변호사는 “서명자는 모두 3명이었는데 에이엠파파스(A.M.papas) 관계자와 이명박, 김경준 순서였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양쪽(이명박-김경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엘케이이뱅크와 비비케이의 관계와 주식 지분에 관한 내용만이라도 보자고 요구했지만 김씨가 ‘검찰에 제출하겠다’며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이 계약서를 검찰에 넘길 경우 공인기관 감정 등을 통해 이 후보의 친필 서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계약서의 진위가 밝혀지면 1년 이상 끌어온 이 후보와 비비케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김씨는 ‘칼집’만 살짝 보여주고 칼의 존재를 숨겼다.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칼이 없는 ‘빈 칼집’이거나, 아니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를 대비했을 가능성이다.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에 대비해 김씨가 이 계약서를 최후의 카드로 남겨놓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씨가 오는 9월 국내로 송환될 경우 검찰의 수사가 활기를 띠는 것은 물론, 다스의 실소유주를 가려내는 수사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캠프는 김씨를 ‘위조전문가’로 몰아세우며 김씨가 제출하는 계약서를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위조 논란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김경준씨 주장의 실체적 진실 규명은 한동안 늦춰질 수 있다. 만일 김경준씨가 아무것도 없는데도 엄포만 놓는 것이라면 바로 이런 대목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

로스앤젤레스/<한겨레21>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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