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로지구당 권영옥 사무국장 “내가 위증교사” 녹취록 파장
검찰 “검토한 뒤 필요하면 관련자 재소환”
이후보쪽 “김유찬 구하려 만든 허황된 자료”
검찰 “검토한 뒤 필요하면 관련자 재소환”
이후보쪽 “김유찬 구하려 만든 허황된 자료”
이명박(66) 후보의 전 비서관 김유찬(46·구속)씨에 대해 이 후보 쪽의 위증 교사가 없었다는 검찰 수사 결과와 배치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검찰은 “녹취록 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하면 관련자들을 재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수사 불가피= <경향신문>이 1996년 이 후보의 종로지구당 조직부장이었던 주종탁씨한테서 입수해 15일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당시 주씨와 함께 일했던 권영옥 사무국장은 지난 4월7일 주씨와 강상용 당시 기획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유찬씨에게) 위증 교사를 내가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주종탁이 (5천만원을) 줬는데 이광철 비서관이 줬다고 (김씨가) 착각을 했다. (김씨가) 사람만 제대로 밝혔어도 MB(이명박 후보)가 날라갔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는 “검찰은 내가 반박하는 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따져보면 그 ××(김유찬) 말이 더 맞지”라는 말도 했다.
권씨는 김씨가 위증교사 의혹을 폭로한 지난 2월 “김씨의 주장은 이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씨는 권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지난 10일 김씨를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구속했다.
주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 손으로 (김유찬씨한테) 전달한 돈만 6750만원 정도다. 또 돈을 준 채널이 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증교사 의혹에 대한 재수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녹취록 둘러싼 의문들=권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옛날에 함께 일한 주씨 등도 검찰 조사를 받고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위증교사를 내가 했다고 하라’고 호기롭게 말한 것이다. 검찰에서 김유찬씨와 대질신문했는데, 김씨도 검찰에서 (내가) 위증교사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며 녹취록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주씨가 (김씨에게) 5천만원을 줬다는 것은 주씨한테 직접 들었다. 나는 김씨한테 누가 5천만원을 줬는지 아예 모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위증교사 발언에 대한 권씨의 해명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권씨는 검찰에서 이미 ‘위증 교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주씨 등이 권씨의 말대로 진술했다면 오히려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권씨는 또 ‘김씨도 내가 위증 교사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위증교사를 누가 했는지에 대해) 김씨가 딱 부러지게 누구라고 말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녹취록 내용이 맞다면, 김씨가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변호인도 선임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김씨는 검찰에서 지난 2월 기자회견 내용과 거의 똑같이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씨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검찰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들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면, 녹취록대로 김씨가 자신에게 돈을 준 사람을 착각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기자회견을 하고 같은 내용을 책으로 쓰면서까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착각한 셈이기 때문이다.
주씨가 녹취록을 왜 지금에야 공개했는지에 대해 주씨는 “김씨는 녹취록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 검찰이 김씨를 구속한 뒤 나를 형사처벌하려고 했다. 나를 처벌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주씨는 김유찬과 함께 ‘이명박 흠집내기’ 기자회견을 주도했고, 김씨의 사업 파트너로서 김씨가 실형을 살게 될 경우 사업상 손실을 입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녹취록은) 구속적부심 심사를 앞두고 김씨를 구하려고 만든 허황된 자료”라고 말했다. 이춘재 조혜정 기자 cjlee@hani.co.kr
주씨가 녹취록을 왜 지금에야 공개했는지에 대해 주씨는 “김씨는 녹취록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 검찰이 김씨를 구속한 뒤 나를 형사처벌하려고 했다. 나를 처벌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주씨는 김유찬과 함께 ‘이명박 흠집내기’ 기자회견을 주도했고, 김씨의 사업 파트너로서 김씨가 실형을 살게 될 경우 사업상 손실을 입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녹취록은) 구속적부심 심사를 앞두고 김씨를 구하려고 만든 허황된 자료”라고 말했다. 이춘재 조혜정 기자 c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