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자료 들며 의혹제기…이후보쪽 전면 부인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쪽의 유승민 의원은 10일 “이명박 후보가 비비케이(BBK)로부터 50억원을 송금받은 것이 미국 법원 소송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며 비비케이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후보 쪽은 송금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박 후보 캠프의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인 유 의원은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제보받은 비비케이의 외환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을 정리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는 2001년 2월28일 비비케이로부터 49억9999만5천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처남과 친형이 최대 주주로 있는 다스는 비비케이에 190억원을 투자해 50억원만 돌려받고 140억원을 손해봤다며, 비비케이의 대표였던 김경준씨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 후보 쪽 주장대로 비비케이가 이 후보에게 50억원을 송금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돈이 이 후보가 별도로 투자한 돈을 돌려받은 것인지, 아니면 다스에 돌려준 50억원과 동일한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 자료는 다스가 고용한 변호사와 회계사가 작성해 미국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 후보는 비비케이 주식은 단 한 주도 가지지 않았고, 자신은 김경준씨에게 속아 피해를 봤다고 말하는 등 비비케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그렇다면 이 50억원은 무슨 명목으로 받은 돈이냐”고 따졌다.
이에 이명박 후보 쪽은 “비비케이는 이 후보에게 50억원을 송금한 일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며 “비비케이는 오직 다스에 50억원을 송금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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