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열린우리당 대선주자인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는 7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를 겨냥, "말 몇마디로 정체성이 바뀌지 않는다"며 "말이 아닌 입장으로서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광주를 방문,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않고 한나라당 후보경선에서 이기는 게 옳았다"며 "경선에서 불리하다고 나오면 정당정치의 질서가 없어지고 정통성을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손 전 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나선다고 하니까 파트너로 보는 것"이라며 "만약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온다고 했다면 당내에서 검증을 했을 것이다. 우리 정치가 어물어물 넘어가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손 전 지사를 한나라당에서 나오라고 한 뒤 비판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이 손 전 지사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손 전 지사가 최근 "광주정신은 광주를 털어버리고 세계를 향해 뻗어갈 때 더 빛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민주화에 대한 인식부족에서 나온 말"이라며 "(광주정신은) 털어낼 게 아니라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광주사태' 발언에 대해서도 "몰상식한 얘기다. 이 후보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후보로) 나섰기 때문에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가 지난달 30일 한나라당 인천지역 합동연설회를 통해 "(저더러) 한방에 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한방이 아니라 헛방"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지지층 내에선 그럴 수 있지만 정치의식이 높은 대다수 국민은 최종적으로 표로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의 통합방식과 관련, "현재로선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갈 것 같지만 이는 지역민심에 어긋난다"면서 "민주신당과 우리당은 당 대 당으로 대등하게 협상기구를 만들어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열린우리당 탈당에 대해 "혼자 탈당한 것은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사전에 (우리당 대선주자들의)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며 "국민에게 신뢰가 있는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데 (김 전 장관 탈당은) 의미가 없고, 국민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유시민(柳時敏)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선출마 방침에 대해서는 "유 전 장관이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 저에게 얘기를 하겠다고 했는 데 아직 직접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유 전 장관측 내부에서는 출마한 뒤 처음부터 나를 돕자는 의견과 예비경선 통과 후 본 경선에서 판단하자는 양론이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