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범여권 대선주자인 한명숙(韓明淑) 전 국무총리는 7일 "평화개혁세력의 정통성 있는 단일후보를 만들어 승리의 전기를 마련하라는 강력한 요구가 당심이자 민심"이라면서 이해찬(李海瓚) 유시민(柳時敏) 의원에게 후보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우리 하나가 되자. 우리가 상호간의 경쟁으로 서로를 갉아먹고 힘을 분산, 약화만 시켜서는 대선 승리의 불씨를 살려낼 수 없다"면서 "부패 수구세력인 한나라당에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 (3자후보 단일화를) 긴급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가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대상은 모두 우리당 소속으로 친노(親盧) 성향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그는 특히 "손학규(孫鶴圭) 후보는 필패 카드로, 한나라당 경선에서 도망 나온 패잔병으로는 한나라당 후보를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2002년 후보 단일화 때처럼 여론조사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며 구체적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빠른 시일내에 만나 가급적 조속한 시일안에 단일후보를 결정하자"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대상과 관련, "구체적인 방법은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논의해야 하지만 개인적 견해로는 당내 경선이 아니고 대통령 선거이기 때문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약 제의에 동의하는 우리당의 다른 예비후보들이 있으면 함께 하겠다"면서 다른 친노 주자에게도 동참을 권유했다.

이 같은 제안은 친노주자들이 난립해 지지층이 분산되고 있는 만큼 단일화를 통해 친노진영의 세를 한곳으로 규합, 경선승리를 도모하자는 차원으로 보인다.

범여권에서는 조직력에서 이 전 총리와 유 의원에게 밀리고 있는 한 전 총리가 일부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두 사람을 앞섰다는 점을 감안,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와 유 의원은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 친노 3자 후보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놓고 주자들간에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나고 있어 실제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전 총리는 "대통합민주신당이 국민경선을 잘 치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통성있는 평화민주개혁세력이 당선될 수 있는 후보 단일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 전 총리의 충정을 존중해 협의해보겠다. 조만간 한 전총리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한 전 총리의 제안은 깊은 고뇌와 충정의 소산이다.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고 우리당에는 비슷한 정책과 노선을 가진 다른 여러 후보들이 있는 만큼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대통합과 국민경선 과정에서 정당하고 필요한 협력과 연대를 이루기 위해 열린 자세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 선거는 지나간 과거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보다는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도모하는 미래비전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가는 경쟁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