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가 6일 오후 경남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합동연설회에 앞서 경선승복 서약식을 마친 뒤 시선을 엇갈리며 지나치고 있다. 창원/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이명박·박근혜쪽 모두 반발
명분 약해 ‘파국’까진 안 갈듯
명분 약해 ‘파국’까진 안 갈듯
한나라당 경선 선거관리위원회가 6일 논란이 됐던 여론조사 설문 문항으로 박관용 위원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채택했다.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후보 쪽은 반발하고 나섰지만, 결국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구식 당 선관위 대변인은 8차 합동연설회가 열린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다음 네 사람 중 누구를 뽑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박관용 선관위원장의 절충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최 대변인은 “선관위 안은 지지도와 선호도 방식을 절충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그동안 설문 문항으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선호도 방식을, 박 후보 쪽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란 지지도 방식을 주장해 왔다. 한나라당 경선엔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전체 투표의 20% 반영된다.
양쪽은 모두 선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 후보 쪽의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여론조사 전문가 위원회에서 결정했던 게 가장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양보할 만큼 해 왔다. 이번에는 우리가 드러누워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쪽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양쪽이 반발하고 나섰지만, 이번 대립이 ‘파국’까지 갈 것이란 관측은 많지 않다. 박 후보 진영 내부엔 전문가위원회의 안보다는 나은 안을 받아냈다는 은근한 만족감도 있다. 이 후보 쪽도 지지율에서 앞서는 상황에서 끝까지 자기 주장을 고수해 박 후보 쪽에 파행의 빌미를 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의 김지연 이사는 “중재안에 선호도와 지지도가 적절히 섞였다고 본다”며 “실제 조사에서는 어느 방식으로 하든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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