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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유시민 “현대판 바리사이파가 소통망 장악”

등록 2007-07-28 02:00

유시민(柳時敏)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예수님은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 때문에 대중과 소통하는데 실패했다"며 "지금은 과연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없는가, 라는 발칙한 문제제기를 해본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저녁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대한민국개조론' 출간기념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민과 소통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공포감이 저를 괴롭힌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개조론' 출판사인 돌베게 출판사와 인터파크도서가 주최한 이날 특강에는 유 전 장관 지지성향 독자들 250여 명이 참석했다. 유 전 장관은 "오늘은 책 내용 대신 이 책을 둘러싼 사회정치적 환경과 맥락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빌라도가 예수님과 흉악범(바라바) 중에 누굴 살려줄지 물었을 때 군중은 예수를 죽이라고 했다"며 "군중은 예수님을 거짓선지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예수님이 대중과의 소통에 실패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그 당시 소통망을 장악하고 있었고 랍비들과 율법학자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에 대중은 예수님을 존경하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증오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율법학자들 자신들이 보기에 예수님의 말과 행동이 사악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라며 "언론종사자도 자기 신념체계를 갖는 건 자연스럽지만 열린 자세로 독자와 대화하고 고칠 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예수의 입장에, 기성 언론을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의 역할에 대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책을 쓴 이유에 대해 "국민과 소통해보자고 쓴 것이지만 잘 안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언론이) 반론을 실어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국민에게 퍼먹이기만 하지 국민의 반응을 보고 자기성찰을 하고 자기 발전을 하려는 노력이 없다"고 말하고 "언론이 권력화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골프 시합 도중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한다며?'라고 하거나 `유시민이 대선에 나온대'라고 말하면 상대 선수의 페이스가 흔들린다는 시중의 농담을 칼럼에 실은 일부 신문을 지목하며 "언론행위가 아니라 비방.모욕행위"라고 했다.

한 독자가 `참여정부는 실패했다고 많은 국민이 판정을 내렸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은 데 대해 국민소득 2만불 달성, 주가지수 2천 포인트 돌파, 수출 3천500달러 달성 등의 수치를 들어 반박하고 "참여정부는 성공한 정부"라고 단언했다.

이명박 후보의 `747 공약'에 대해서는 7% 성장하면 언젠가 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므로 의미없는 동어반복이다"고 비판했고 박근혜 후보의 감세공약에 대해서는 "세입을 줄이면 세출은 어떻게 깎겠다는 거냐. 이건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 상황 자체가 유동적이라서 출마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모호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자신이 출마할 경우 "읍면 보건기소를 현대화하고 목욕탕이 없는 읍면에 목욕탕을 늘리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루 한 시간은 체육과 알코올 교육 등 삶을 건강하게 가꾸도록 하는 공약을 내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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