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반응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27일 검찰 고소를 취소하자 박근혜 후보 쪽은 김씨와 이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며 검찰 수사를 계속하라고 촉구했다. 박 후보 쪽은 김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박 후보 캠프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은 “김씨의 고소 취소와 관계없이 검찰이 반드시 밝혀야할 실체적 진실이 있다”며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가 비비케이(BBK)에 투자한 돈 150억원을 돌려받았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도곡동 땅과는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이혜훈 캠프 대변인은 “그동안 (김재정씨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박 후보 쪽 인사들을 허위 비방이나 일삼는 모리배로 몰아붙여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데 대해 이 후보가 백배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 진영에선 이 후보 쪽과 김씨가 수차례 고소 취소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은 것을 두고 “법을 갖고 장난을 친다”, “생쇼를 하고 있다”는 거친 말도 튀어나왔다.
박 후보 쪽은 김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뜻을 내비쳤다. 김씨가 고소를 취소해도 검찰 수사를 이어가게 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김씨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던 유승민 의원은 “거의 한달 가까이 매도당하며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큰 불명예”라며 “심각하게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도 가세했다. 윤호중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김씨가 고소를 취소한다면 모든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국민을 우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고소 취소와 무관하게 도곡동 땅 등 부동산 차명 은닉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고소 취소를 요구해 왔던 한나라당 지도부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당에선 애초 우리의 운명을 검찰 손에 맡기는 것은 마땅치 않은 일이라고 판단해 고소 취소를 권유해 왔다”며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국정원이나 검찰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담긴 경선을 치러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연철 이지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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