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진영의 박형준 대변인(왼쪽)과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이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논란과 관련해 도곡동 땅의 매각자금 흐름도를 보여주며 해명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매각금 200억 13년째 묻어둬
매입자금 15억 출처 등 여전히 ‘흐릿’
매입자금 15억 출처 등 여전히 ‘흐릿’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쪽이 24일 차명 재산 의혹이 일고 있는 ‘도곡동 땅’ 매각 자금의 흐름을 공개했다. 이 후보 쪽은 “매각 자금이 전혀 이 후보 쪽으로 흘러가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도곡동 땅은 이 후보의 차명 재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와 큰형 상은씨가 매각 대금을 현재까지 대부분 유가증권 형태로 묶어두고 있는 점이나, 매입 자금의 출처가 완벽히 소명되지 않은 점 등을 놓고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 세무서 직원 확인서 제시
■ 매각 대금 흐름=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도곡동 대지 매각대금 흐름도’를 공개했다.
캠프 쪽 설명을 보면, 김재정·이상은씨가 1995년 6월 도곡동 땅을 포스코개발에 팔아서 받은 263억원은 현재 금융자산 형태로 271억7500만원이 남아 있다. 두 사람이 각각 119억8천만원과 151억95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돼있다.
김씨와 이씨는 매각 뒤 세금 34억9800만원과 두 사람이 대주주인 ㈜다스 자본금 22억9700만원 등을 빼고 매각 대금의 대부분인 200억원을 교보생명(100억원), 한국생명(50억원), 고려생명(50억원) 등 생명보험사의 5년 만기 투자상품에 넣었다. 이씨는 생보사 투자액 가운데 교보생명에 가입된 100억원을 만기 이후 삼성증권으로 옮겼으며, 현재 삼성증권(150억8400만원)과 신한은행 예금(1억1200만원)으로 남아있다고 이 후보 쪽은 밝혔다.
또 김씨 몫 100억원은 현재 현대증권(104억원), 우리은행 예금(1500만원), 골프 회원권(15억3천만원) 등의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게 캠프 쪽 설명이다. 김씨는 주식·펀드 투자(17억원)와 중식당 사업 실패(6억원) 등으로 41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이 후보 쪽은 덧붙였다.
박형준 대변인은 도곡동 땅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22년 전의 문제라서 금융자료나 계약서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러나 김재정씨는 당시 현대의 하청공사를 하면서 7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내는 등 재력이 있었고, 자금 출처에 문제가 없다는 당시 세무서 직원의 99년 확인서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흐름 중간중간 끊긴다” ■ 그래도 남는 의혹들=이 후보 쪽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우선, 사업을 하는 김재정·이상은씨가 200억원이 넘는 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대부분 생명보험사와 증권사 등에 투자하면서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점이다. 이 후보 쪽은 “돈을 그대로 묶어둔 게 아니라, 김재정씨는 여러 계좌로 나눠서 공격적으로 운용했고, 이상은씨는 보수적으로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검증위원으로 이 후보의 차명 재산 의혹을 추적했던 한 인사는 “기업체를 운영한 사람이 매각 대금을 다른 땅을 사거나 사업 등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곡동 땅 매입자금 15억6천만원의 출처도 명확히 소명되지 못했다. 도곡동 땅 이전에도 10여건의 부동산을 매입했던 김씨가 그 돈을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력이 풍부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이 후보 쪽이 이날 밝힌 95년 매각 이후의 자금 흐름도 검찰 수사에서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 쪽이 주장하는대로 1999년 대검 수사에서 그 이전까지의 매각 대금 흐름은 소명됐을 수 있으나, 그 이후의 흐름은 완벽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검증위원은 “이 후보 쪽이 제출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자금 흐름이 중간 중간에 끊기는 대목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박형준 대변인은 도곡동 땅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22년 전의 문제라서 금융자료나 계약서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러나 김재정씨는 당시 현대의 하청공사를 하면서 7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내는 등 재력이 있었고, 자금 출처에 문제가 없다는 당시 세무서 직원의 99년 확인서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흐름 중간중간 끊긴다” ■ 그래도 남는 의혹들=이 후보 쪽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우선, 사업을 하는 김재정·이상은씨가 200억원이 넘는 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대부분 생명보험사와 증권사 등에 투자하면서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점이다. 이 후보 쪽은 “돈을 그대로 묶어둔 게 아니라, 김재정씨는 여러 계좌로 나눠서 공격적으로 운용했고, 이상은씨는 보수적으로 운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검증위원으로 이 후보의 차명 재산 의혹을 추적했던 한 인사는 “기업체를 운영한 사람이 매각 대금을 다른 땅을 사거나 사업 등 다른 곳에 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곡동 땅 매입자금 15억6천만원의 출처도 명확히 소명되지 못했다. 도곡동 땅 이전에도 10여건의 부동산을 매입했던 김씨가 그 돈을 모두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재력이 풍부했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이 후보 쪽이 이날 밝힌 95년 매각 이후의 자금 흐름도 검찰 수사에서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 쪽이 주장하는대로 1999년 대검 수사에서 그 이전까지의 매각 대금 흐름은 소명됐을 수 있으나, 그 이후의 흐름은 완벽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검증위원은 “이 후보 쪽이 제출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자금 흐름이 중간 중간에 끊기는 대목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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