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아버지가 쓰고 남은 돈이라고…6억 감사하게 받아”

등록 2007-07-19 19:18수정 2007-07-20 10:11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19일 오전 검증 청문회에서 고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의혹과 정수장학회·육영재단 문제 등에 대한 검증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19일 오전 검증 청문회에서 고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의혹과 정수장학회·육영재단 문제 등에 대한 검증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수장학회…“강제헌납 동의할 수 없어”
박정희 평가…60,70년대 근대화 치적 강조
19일 한나라당 검증청문회에서 박근혜 후보에게는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둘러싼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박 후보는 대부분 기존 해명을 되풀이하면서 이들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는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근대화 치적’을 강조했다.

“문제됐다면 아버지가 조처했을 것”
거듭 추궁에 “모르는 부분 있을 수도”

최태민 목사 비리 의혹=박 후보는 최 목사와 그 가족의 비리 의혹을 “실체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면 부인했다. 1994년 숨진 최 목사는 1970년대 후반 퍼스트레이트 구실을 했던 박 후보와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의 활동을 하면서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최 목사는 육영재단 등에 개입해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당시 중앙정보부가 최씨의 사기·횡령·성추행 혐의 등을 적시한 내사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증위는 ‘당시 최씨가 박 후보의 이름을 팔아 저지른 비리가 40여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돼 중앙정보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구국봉사단 총재직을 박탈해야 된다고 건의했고,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검찰이 재조사한 결과 더 많은 비리가 드러났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아버지가 최 목사와 중앙정보부장, 저를 불러 직접 조사했지만 별다른 일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아버지는 용서하거나 적당히 봐줄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단호히 법적 조처를 취했을 것이다. 이후 아버지를 매도하던 정권에서도 ‘퍼스트레이디 대역하던 사람이 이런 사람한테 속았다’고 더 크게 내놨을 텐데 왜 안 그랬는지 오히려 제가 의아하다”고 반문했다. 그는 최 목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이 “실체가 없지 않으냐”면서도, 추궁이 계속되자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육영재단에 최씨와 그의 딸 최순실씨가 개입해 전횡을 저지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후보는 “내가 무능하다고 하려고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답했다. 최순실씨가 재단 돈을 착복해 부동산을 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천부당만부당하다”며 “육영재단은 공익재단이라 매년 감독청의 감사를 받기 때문에 단 한푼도 마음대로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재산 강제헌납 동의할 수 없고 옛 소유주에 돌려줄 권한 없어”

정수장학회=박 후보는 강탈 재산 논란으로 자신의 도덕성에 상처를 주고 있는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정수장학회가 박 전 대통령 재임 때 강제헌납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동의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자료를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강탈 재산이라는 결정을 내린 걸 염두에 둔 답변으로 보인다.

그는 ‘정수장학회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만큼, 이번 기회에 털고 갈 용의가 없느냐’는 검증위의 지적에도 “이사장직을 그만둔 지 오래됐고, 권한도 없는 사람이 공익재단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 이사장인 최필립씨를 자신이 선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후임 이사장은 이사회가 결정했고, 최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제2건국위 상임위원도 역임했다. 이런 분을 제 측근이라고 하는 것은 억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섭외비 탈세 의혹을 놓고선 “법이 바뀐 것을 잘 몰랐던 실무진의 착오였고, 그런 지적이 나온 뒤 세무사 자문을 받아 모두 납부했다”며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다. 건강보험료 미납 의혹 역시 “실무진의 착오”였다고 답했다. 1998년 국회의원 당선 뒤 비상근 이사를 겸직하면서 월급을 받은 것은 횡령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일주일에 두세 번 가서 결재할 것 다 하고, 이사회도 주재하는 등 이사장으로서 제가 해야 될 일은 다 했다. 횡령이라는 것엔 동의 안 한다”고 반박했다.

“2차 대전 뒤 한국만이 개발 성공”

박정희 평가 등=박 후보는 “5·16은 구국혁명이었고, 유신체제는 역사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에 기여한 공을 강조했다. “2차대전 이후 독립한 80여개 나라 대부분이 군사독재를 겪었지만, 한국만이 유일하게 개발에 성공한 나라”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박 후보는 그러나 ‘대통령이 되면 현 정권의 과거사위원회처럼 5·16을 재평가하는 ‘5·16위원회’를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를 새로 쓰는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옳지 않다. 제가 그럴 리 없다”며 ‘박정희 재평가 작업’엔 나서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그는 ‘10·26 직후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9억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3억원을 김재규 사건 수사 격려금으로 돌려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6억원을 받았고, 3억원을 수사 격려금으로 돌려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이 만나자고 해서 청와대 비서실장실로 갔다. 그쪽에서 봉투를 전해 주면서 ‘박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인데, 아무 법적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라’고 해서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은 공금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공금이 아니라 (아버지가) 격려금으로 주시던 돈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쓰다 남은 것이었고, 아무 문제가 없으니 받으라고 해서 저로서는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영남대 신축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에게 성북동 집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교비로 진행한 공사라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고, 집은 아버지와 인연이 있던 신 회장이 도와주겠다는 뜻으로 준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