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해찬쪽은 지원해주길 기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선 출마 뜻을 내비치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범여권 경선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 전 정관은 오는 4일 부산에서 열리는 ‘희망부산 21’ 주최 행사에 참석해 ‘21세기 대한민국 국가발전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12일께는 ‘대한민국 개조론’이라는 책을 펴낸다. 별도의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는 대신, 각 지역을 돌며 강연을 할 계획이다.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 전 장관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글에서, “내가 출마하는 것이 정당 발전과 정치 발전, 나아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출마할 수 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는 일부터 직접 후보로 나서는 것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열렬한 지지층과 대중적 선동력을 지닌 그의 대선 출마는 이른바 ‘친노 대선주자군’ 사이에서 회오리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와의 관계 정리가 관심사다.
이 전 총리 보좌관 출신인 유 전 장관은 아무래도 이 전 총리와 다투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유 전 장관쪽에선 ‘역할 분담론’을 편다. 유 전 장관의 한 참모는 “이 전 총리와 유 전 장관이 각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두 사람은 스타일도 다르고 지지층도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층을 설득해서 끌어모으고 유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광철 의원은 “유 전 장관이 이해찬 전 총리와 만나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 쪽은 “유 전 장관이 아직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한 참모는 “유 전 장관이 출마보다는 자원봉사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 않겠느냐”며 이 전 총리 지원을 은근히 기대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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