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주자 4인 비교
손학규, 대중친화력 강점
이해찬, 민주화 경력 앞서
정동영, 여권의 적통 강조
한명숙, 화합 이미지 갖춰
이해찬, 민주화 경력 앞서
정동영, 여권의 적통 강조
한명숙, 화합 이미지 갖춰
‘범여권’에서도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이른바 ‘빅4’는 저마다의 장점을 부각하고 아킬레스건을 감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정통성은 나의 것”=이해찬 전 총리와 정동영 전 의장은 서로 “내가 여권의 적통”이라고 강조한다. 두 사람 모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을 이끌어온 ‘주류’로 자처한다. 이 전 총리의 경우 민주화운동 경력에서 정 전 의장보다 앞서 있다. 민주화운동의 정통성 측면에서는 한 전 총리도 손색이 없다.
손 전 지사에게는 정통성이 최대의 약점이다. 그에게는 ‘한나라당 탈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범여권 지지층이 얼마나 이해해줄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이런 정체성 차이는 정치적 노선에서도 나타난다. 손 전 지사는 ‘선진 평화’를 앞세운다. 정 전 의장은 ‘중도 개혁’을 표방하고, 이 전 총리는 상대적으로 개혁 선명성을 강조한다.
■ ‘친노’냐 ‘비노’냐=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의 대립 구도가 뚜렷한 대목이다. 손 전 지사는 ‘반한나라, 비열린우리당(비노무현)’ 전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며 범여권의 부동표를 흡수하고 있다.
반면, 이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공과는 나의 공과”라고 말할 만큼 친노임을 당당히 드러내며 친노 진영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약점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비토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지율을 일정 부분 확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 전 의장은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의 ‘친노-비노’ 구도 중간에 어정쩡하게 끼인 형국이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 ‘반노’, ‘비노’를 표방하며 자기 부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부담을 안고 있다.
■ 지역·조직 기반=이 전 총리는 유일한 충청 후보(충남 청양)다. 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충청권 출신이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정 전 의장에게는 7차례의 전국 선거를 치러내며 갖춰놓은 전국 단위조직 ‘평화경제포럼’이 있다. 그러나 유일한 호남 후보(전북 순창)라는 점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지역적 지지기반이 있다는 측면에서 강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호남 출신 후보로는 득표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손 전 지사는 비호남 수도권 출신 주자라는 점이 중도보수표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열성적 지역기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라 할 수 있다.
■ 대중 친화력=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특히 정 전 의장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말솜씨, 온화한 인상 덕분에 대중 친화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전 지사도 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 한 전 총리도 소통과 화합의 이미지로 대중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반면, 이 전 총리에게 대중성은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다. 고집스럽고 딱딱한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스스로 “성격상 대중 정치인이 못 된다”고 말할 정도다.
이지은 강희철 기자 jieuny@hani.co.kr
4인 선호도 추이, 2위 엎치락뒤치락
범여권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은 ‘1강 3중’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2위 싸움이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모두 1위다. 2위와의 격차도 9~15%포인트 정도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손 전 지사의 뒤를 이해찬 전 총리와 정동영 전 의장, 한명숙 전 총리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 따르고 있다. 지난 16일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는 이 전 총리와 정 전 의장이 한 전 총리를 다소 앞섰지만, 지난 20일 〈YTN〉·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는 한 전 총리가 두 사람을 제쳤다. 세 사람의 지지율은 오차 범위에 있을 만큼 경쟁이 뜨겁다.
가장 큰 특징은 이 전 총리의 상승세다. 지난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단숨에 2위권에 진입했다. 친노 세력의 결집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게 일치된 평가다. 정 전 의장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선 준비를 오랫동안 해온 점을 감안하면 ‘위험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총리의 경우, 지지율은 꾸준한 편이나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이지은 강희철 기자 jieuny@hani.co.kr
범여권 주자 지지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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