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의혹의 땅’
70년대 행정수도 후보지 옆 이명박 처남 땅 의혹투성이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쪽은 충북 옥천군의 임야 37만5천여평과 서울 양재동의 땅과 건물을 처남한테 넘긴 것에 대해 “돈이 오간 합법적 거래”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기 의혹 및 실제 소유자 등을 둘러싼 의문 등이 나오고 있다.
마을 주민들 “현대건설이 관광지 만들면 발전한다고 팔라고 했다”
개발정보 이용한 땅 투기인가?=이 후보가 1977년 매입한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 임야는 경부고속도로 옥천 나들목에서 15㎞, 경부선 철도 이원역에서 3㎞ 떨어진 한적한 곳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70년대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할 때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옥천군 동이면과 접경지역으로, 1~2㎞ 떨어진 곳에 금강이 흐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 육영수씨의 생가가 인근 옥천읍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76년 6월 ‘서울에서 2시간 거리, 가급적 금강변’으로 행정수도 건설 기초작업을 하라고 김종필 전 총리한테 지시했고, 77년 2월 공식적으로 임시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공표했다. 79년 최종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0·26 사태로 무산됐으며,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하던 기획단도 80년 8월 해체됐다. 행정수도 후보지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백지계획’ 등 비공개 자료들은 박 전 대통령이 숨진 뒤에야 집무실에서 발견돼 일반에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현대건설 쪽이 ‘이곳에 관광단지를 만들면 마을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며 땅을 팔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이 전 시장이 사장이던 현대건설이 부근의 대청댐 공사를 따내 한창 공사를 진행하던 무렵이다. 현대건설은 77년 1월 대청댐을 기공했고, 80년 12월 완공했다.
강청리 주민 염동민(70)씨는 “이명박씨가 직접 왔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현대건설에서 땅을 사러 왔고, 마을 사람들이 상의 끝에 땅을 팔았다”며 “마을 산이라 안 팔려고 했는지 주변의 다른 산을 다 팔고 강청리만 남았다고 해 팔았다”고 말했다.
“대학 짓고 싶어 등기부상 주인 찾아갔으나
자신의 땅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 들었다” 실제 소유자는 누구? 근저당은 왜?=이 전 시장 쪽은 옥천 땅을 처남한테 팔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땅의 주인을 이 전 시장으로 알고 있다. 이종성(62)씨는 “3~4년 전 이곳에 불교 승가대학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지금은 숨진 어른이 불교계 쪽 사람들과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을 통해 등기부상의 땅주인을 찾아갔으나 자신의 땅이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이 이명박씨의 것이라고 지금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정창록(70)씨는 “지금 명의가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지만 마을에서는 이명박씨 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옥천 땅을 산 1년7개월 뒤 옥천농협과 채권 최고액 190만원의 근저당권·지상권 설정 계약을 했다. 채권 최고액은 대출받은 사람이 이자를 연체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통상 은행권에서 대출금의 130~140%로 설정한다. 이로 미뤄 보면 당시 대출금액은 150만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는 “이 전 시장이 당시에도 재력가였을 텐데, 현지 농협에서 150여만원을 빌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형식적으로 대출을 받고,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천농협 쪽은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대출·상환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재력가, 옥천 농협서 150여만원 빌렸다는게…
형식적으로 대출받고 근저당권 설정 가능성도” 등기부등본에는 근저당권·지상권 설정 계약은 이 전 시장이 처남한테 땅을 판 뒤에도 여전히 이 전 시장을 ‘채무자’로 한 채 유지되고 있다. 장유식 변호사는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을 풀지 않은 채 거래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로 볼 수 없다”며 “남의 빚까지 떠안고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빚에 대해 명의 이전을 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쪽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농협에서 돈을 빌린 것은 절대 아니며, 지상권이 같이 설정된 것으로 봐서 임야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물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는 농협 쪽에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옥천농협 관계자는 “매매가 이뤄지면 근저당권 등도 정리하는데 가족이거나 이해관계가 있으면 정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그 사정은 우리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옥천/오윤주, 이정애 기자 sting@hani.co.kr
강청리 주민 염동민(70)씨는 “이명박씨가 직접 왔는지는 모르지만 당시 현대건설에서 땅을 사러 왔고, 마을 사람들이 상의 끝에 땅을 팔았다”며 “마을 산이라 안 팔려고 했는지 주변의 다른 산을 다 팔고 강청리만 남았다고 해 팔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매입했다가 처남에게 판 것으로 돼 있는 충북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 산16 일대를 동네 주민이 가리키고 있다. 옥천/오윤주 기자
자신의 땅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 들었다” 실제 소유자는 누구? 근저당은 왜?=이 전 시장 쪽은 옥천 땅을 처남한테 팔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땅의 주인을 이 전 시장으로 알고 있다. 이종성(62)씨는 “3~4년 전 이곳에 불교 승가대학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지금은 숨진 어른이 불교계 쪽 사람들과 함께 지역구 국회의원을 통해 등기부상의 땅주인을 찾아갔으나 자신의 땅이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이 이명박씨의 것이라고 지금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정창록(70)씨는 “지금 명의가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지만 마을에서는 이명박씨 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옥천 땅을 산 1년7개월 뒤 옥천농협과 채권 최고액 190만원의 근저당권·지상권 설정 계약을 했다. 채권 최고액은 대출받은 사람이 이자를 연체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통상 은행권에서 대출금의 130~140%로 설정한다. 이로 미뤄 보면 당시 대출금액은 150만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는 “이 전 시장이 당시에도 재력가였을 텐데, 현지 농협에서 150여만원을 빌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형식적으로 대출을 받고,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옥천농협 쪽은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대출·상환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재력가, 옥천 농협서 150여만원 빌렸다는게…
형식적으로 대출받고 근저당권 설정 가능성도” 등기부등본에는 근저당권·지상권 설정 계약은 이 전 시장이 처남한테 땅을 판 뒤에도 여전히 이 전 시장을 ‘채무자’로 한 채 유지되고 있다. 장유식 변호사는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을 풀지 않은 채 거래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로 볼 수 없다”며 “남의 빚까지 떠안고 부동산 거래를 할 때는 빚에 대해 명의 이전을 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쪽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농협에서 돈을 빌린 것은 절대 아니며, 지상권이 같이 설정된 것으로 봐서 임야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물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는 농협 쪽에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옥천농협 관계자는 “매매가 이뤄지면 근저당권 등도 정리하는데 가족이거나 이해관계가 있으면 정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그 사정은 우리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977년 산 뒤 처남 김재정씨에게 팔았던 충북 옥천군 임야의 등기부등본.
폐쇄 등기부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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