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VS 박근혜 리더십 비교
최진 고려대 교수 ‘대선주자 리더십 비교’
“노 대통령, 자신을 소수자로 여기는 마이너리티 콤플렉스”
‘대세 주도형’과 ‘중성적 리더십’.
한나라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을 각각 지칭하는 말이다. 최진 고려대 교수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선 주자의 리더십 탐구’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 교수는 성장과정·성격이 정반대인 두 후보는 리더십 스타일도 정반대라며, 이 전 서울시장은 ‘결과 지상주의’, 박근혜 전 대표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두 후보의 최대 장점으로, ‘어떤 일도 해낼 것 같은 추진력’(이명박)과 ‘어떤 일이 닥쳐도 흔들릴 것 같지않은 안정감’(박근혜)을 각각 들었다.
이 전 시장은 자기현시성이 강한 ‘대세주도형’(event-making)으로, 흐름을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고, 최근 경선규칙 다툼에서 보듯 밀물처럼 밀어붙이다 급회전하는 경향이 있다고 최 교수는 평가했다. 최 교수는 “진취적이지만, 돌발적이고 불안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극복과제로는 가벼운 언행으로 인한 ‘리더십의 불안정성’이 거론됐다.
최 교수는 (가벼운 언행은) 국민 거부감이 강한 ‘노무현 리더십의 오버랩 현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따라서 엑스파일, 비비케이(BBK), 대운하 공방에서도 공방 자체보다 대응 태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의 강함과 어머니의 부드러움이 혼재된 ‘중성적 리더십’을 지니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 성향이 표출된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박 전 대표의 ‘공주 스타일’은 성장과정, 성격, 리더십을 압축적으로 설명해주는 상징어”라며 “오랜 청와대 생활에서 밴 절제된 언행, 귀족주의, 고집스런 원칙주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박 전 대표의 극복과제로는 양면성을 지닌 ‘박정희 신드롬’을 들었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어머니 콤플렉스’와 ‘아버지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점도 대조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20대 초반까지 형(이상득 국회 부의장)만 편애했던 어머니로부터 반드시 인정받고야 말겠다는 ‘어머니 콤플렉스’가 두각을 나타내려는 상승욕구로 승화됐고, 박 전 대표는 아버지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 콤플렉스’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튀는 언행에 대해서는 ‘마이너리티 콤플렉스’와 ‘정권재창출 강박감의 산물’이 겹쳐진 결과라고 평했다. ‘마이너리티 콤플렉스’란 자기는 항상 핍박받는 소수자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피해의식으로, 몸은 주류이면서도 마음은 비주류인 심리상태라고 설명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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