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 모인 범여 대선후보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왼쪽부터), 정동영 전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범여권 대선후보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정 전 의장의 출판기념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손학규 축사 ‘정-손 연대’ 신호탄 해석
‘불편한 관계’ 권노갑 전 의원 참석 눈길
‘불편한 관계’ 권노갑 전 의원 참석 눈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22일 통일부 장관 시절의 활동상을 담은 책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대선 세몰이에 나섰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기념회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범여권의 대선주자와 현역 의원 90여명, 지지자 등 3천여명이 몰렸다.
정 전 의장은 인사말에서 ‘더 많은 평화, 더 좋은 성장, 더 넓은 민주주의’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1단계로 철조망을 걷어내 서울~평양 간 철도를 개통하고, 2단계로 5200㎞의 북한 철도를 현대화한 다음, 3단계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한다는 게 그가 내놓은 평화 구상의 얼개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도망칠 생각이 없다”며 “자산과 부채를 모두 끌어안고 책임과 평가를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위주의 청산 △정치부패 청산 △한반도 평화의 관리 △지역균형 발전을 참여정부의 ‘자산’으로, △국민통합을 못한 점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혼돈 △양극화 심화를 ‘부채’로 꼽았다.
그는 “분단구조에 기생해온 군사쿠데타, 개발독재, 냉전세력은 여전히 철조망 안에서 운하를 파고, 철조망을 피해 페리로 연결하자는 낡은 발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를 비판했다.
이날 행사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 전 의장은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이라고 치켜세운 뒤, “앞으로 5년이 중요하다. 평화의 길로 가는 정권을 반드시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경쟁관계에 있지만 당분간 공동보조를 취하며 범여권 통합의 중심축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혼자만으론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두 사람이 이른바 ‘정-손 연대’를 통해 함께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것이란 얘기다.
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총출동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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