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씀씀이 살펴보니
이명박 캠프 임대료 등 월1억원 넘어
박근혜 출장·행사·식비 등 월 수천만원
손학규·정동영·김근태 후원회 중심 ‘십시일반’
박근혜 출장·행사·식비 등 월 수천만원
손학규·정동영·김근태 후원회 중심 ‘십시일반’
참여연대가 22일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대선 주자들에게 경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면서, 대통령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대선자금’ 문제가 이번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의 대선 주자는 물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이르기까지 각 당 대선 주자들은 지난해 중반 또는 올해 초부터 선거 사무실을 별도로 내고 전국을 돌며 사실상의 대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선 주자가 움직일 때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 운영비 등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주자들은 대부분 캠프에 속한 의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내어 충당한다거나, 사무실 직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경선자금의 규모와 출처 등은 베일에 싸여 있다.
대선 주자들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고 씀씀이도 큰 사람은 역시 이명박 전 시장이다. 이 전 시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용산빌딩 두 층에 400평짜리 캠프를 차렸다. 월 임대료는 2천만원 정도다. 여기에 이 전 시장 및 40여명의 상근 참모·직원들의 활동비(식사비 등)와 차량 유지비, 국내외 출장비, 각종 행사비용 등을 합하면 월 지출액이 적어도 1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은 “상근자들은 모두 자원봉사 형태로 일해 월급이 나가지 않고, 나머지 비용은 이 전 시장의 사재로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의 신고재산은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모두 179억6750만원에 이른다.
박근혜 전 대표도 이 전 시장에는 못 미치지만, 쓰는 돈이 만만치 않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여의도 엔빅스빌딩 두 층에 걸쳐 190평을 사무실로 쓰면서 월 임대료만 840만원 가량을 낸다. 30여명의 상근 참모들은 이 전 시장 쪽과 마찬가지로 ‘자원봉사’ 형태다. 국내외 출장과 행사, 식비 등을 따지면 캠프 유지에 월 수천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대표는 국회의원 신분이라 후원회를 둘 수 있어 비용 조달과 지출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하다. 국회의원은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월 모두 11억76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손학규 전 지사는 회비를 내는 회원 1300여명으로 이뤄진 동아시아미래재단을 기반으로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여명의 상근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다. 손 전 지사의 신고 재산은 2억9400만원이다. 정동영 전 의장은 사단법인 나라비전연구소를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직원으로 등록된 10명과 자원봉사자 20여명이 활동중이다. 정 전 의장은 지난해 4억6000만원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김근태 전 의장은 한반도재단을 운영중이다. 회원들을 통한 한반도재단의 후원금 규모는 4천만~5천만원 수준으로, 인건비(5명)와 운영비, 임대료를 유지하는 선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장의 등록재산은 5억2927만원이다.
황준범 이지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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