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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손 내미는 ‘정’, 거리 두는 ‘손’

등록 2007-05-16 17:30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이 한나라당 탈당 후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손 전 지사의 `거리두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당 존폐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까지 벌이며 `비노' 전선의 전면에 나선 정 전 의장은 그 연장선상에서 평화개혁민주세력의 대통합을 연결고리로 해서 손 전 지사에게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뚜렷한 화답을 못받고 있는 상태다.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는 18일 오후 광주 시내 한 극장에서 열리는 영화 `화려한 휴가' 제작발표회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 지난달 2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마주친 지 한달 반 만이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두 사람간에 의미있는 대화가 오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달 2일 만남에서도 잠깐 인사를 나눈 것 외에는 속깊은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손 전 지사측은 "정 전 의장이 참석하는 줄 모르고 잡은 일정"이라면서 "축사가 예정돼 있어 지금 와서 행사 참석 자체를 취소할 수는 없겠지만 깊은 대화를 나눌 상황은 못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17일 오전 5.18 유족회 주관으로 망월동 묘역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항쟁 20주기 추모제에도 정 전 의장과 함께 초대를 받았으나 다른 일정을 이유로 주최측에 불참을 통보했다.

정 전 의장은 그동안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등 예비 대권주자간 연대를 모색해 왔으며 특히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낙마 이전에는 `정동영-정운찬-손학규'를 잇는 이른바 `정.정.손' 연대를 염두에 두고 물밑접촉을 벌여왔다.

정 전 의장은 지난 9일 방북을 앞둔 손 전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에 다녀온 뒤 적당한 시기에 한번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약속은 잡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손 전 지사측이 이처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것은 당분간 독자세력화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정치의 구심을 만들겠다며 한나라당에서 나왔는데 기존 정치권에 묻혀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라며 "추후 함께 할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 기존 정치권과의 접촉은 가급적 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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