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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이명박,자숙한다더니…

등록 2007-04-27 19:21수정 2007-04-27 22:55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안국동의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며 정책구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4·25 재·보궐선거 뒤 경선 관련 대외활동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안국동의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며 정책구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4·25 재·보궐선거 뒤 경선 관련 대외활동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연합뉴스
박쪽 “이명박 지도부 사퇴론, 당 재편 속셈” 공세
이쪽 “군대동원 발언, 지역감정 자극” 분노 들끓어
4·25 재·보궐 선거 패배 뒤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던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자숙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두 진영은 27일,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거칠게 상대를 비난하고 나섰다.

불씨에 풀무질을 한 것은 박 전 대표 쪽이었다. 박 전 대표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전 공동유세 무산에 대해 “공동유세하고 이벤트나 벌이면 대전시민의 마음이 바뀌었겠느냐고 되묻고 싶다. (행정복합도시 법안을) ‘군대라도 동원해 막고 싶다’라고 했는데 같이 유세를 하면 오히려 표가 떨어지지 않았겠나”라고 이 전 시장을 직접 겨눴다.

박 전 대표 쪽의 이혜훈 의원은 “대전의 이재선 후보가 이 전 시장과의 공동 유세는 역작용이 많아 피해달라고 요청했기에 공동 유세를 안했다. 이 전 시장이 과거 문제의 발언을 했고, 유권자들은 이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쪽은 이 전 시장 쪽이 재보선 패배를 빌미로 강재섭 대표 체제를 흔들어 당을 장악하려는 이중 작전을 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한 측근은 “이 전 시장은 현 체제를 유지하자고 하지만 측근들은 일제히 지도부 사퇴를 주장한다. 당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속보이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재·보궐 선거 뒤 대외 활동을 잠시 멈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본회의장의 박 전 대표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재·보궐 선거 뒤 대외 활동을 잠시 멈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국회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본회의장의 박 전 대표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이 전 시장 쪽은 일단 박 전 대표 발언에 대응을 자제하기로 했다. 대응하면 바로 이전투구로 비칠 것이란 우려 탓이다. 이 전 시장은 측근인 정두언 의원을 통해 “박 전 대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직접 언급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시장 쪽 내부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반발과 분노로 들끓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 발언은 지역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서글픈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초선 의원은 “그동안 박 전 대표 쪽의 네거티브는 측근들이 주도한다고 생각했는데 박 전 대표가 네거티브의 핵심에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이게 같은 당에서 같이 경선을 하자는 사람이 할 소리냐”라고 분개했다. 이 전 시장의 핵심 측근인사는 “우리가 박 전 대표를 향해 ‘독재자의 딸과 당을 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면 좋겠느냐”라고 박 전 대표의 감정선을 건드리기까지 했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의 내연하는 갈등이 곧 정면 충돌로 폭발하리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말조심 했더니 이명박이 아니더라. 이명박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서면 발언에 거침이 없는 스타일이다. 5월에 당 검증위원회와 정책 토론회가 예정되어 있는 것도 두 사람의 충돌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장치들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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