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연설스타일도 ‘마이웨이’
재보선 유세전서 대선 리허설
재보선 유세전서 대선 리허설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4.25 재보선 유세지원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독특한 연설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들어 본격적인 대선국면이 시작된 이후 처음 선보인 이들의 대중연설은 '대통령의 딸'과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라는 서로 다른 인생역정을 반영하듯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두 사람의 재보선 유세지원은 다가올 당내 경선과 올연말 대선의 '예행연습'이라는 차원에서 양 캠프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의 연설스타일에서 우선 찾아볼 수 있는 차이점은 내용보다는 방식이다.
박 전 대표의 경우 미리 준비된 연설문을 꼼꼼하게 외운 뒤 차분하고 또박또박 말하는 데 비해 이 전 시장은 연설문보다는 자신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임기응변에 강하다는 지적.
제스처도 박 전 대표는 두손으로 마이크를 꼭 쥔 채 큰 몸짓을 거의 하지 않아 겸손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 전 시장은 비교적 큰 동작을 구사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의식적으로 자신감을 과시하는 모습을 많이 연출한다.
연설시간에 있어서도 박 전 대표는 5분 정도의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규격화'된 연설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 전 시장은 현장분위기에 따라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까지 말을 쏟아내고 가끔 말실수도 해서 보좌진들을 당혹케 한다.
메시지의 경우 '정권교체'와 '경제살리기'를 무엇보다 강조하는 점에 있어서는 같은당 대선주자로서의 동질감을 엿볼 수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정권교체 세력 대(對) 정권연장 세력의 대결론'에, 이 전 시장은 '일하는 지도자론'에 방점을 두는 것은 차이점이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두 사람이 마주친 적은 단한번도 없으나 연설스타일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지난 19일 전남 무안 5일장에서 열린 지원유세. 먼저 연단에 올라선 이 전 시장은 현대그룹 재직시절의 경험과 최근 다녀온 인도, 두바이 출장에서 겪은 일화 등을 소개한 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행동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직설적인 화법으로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가 연설에 할애한 약 15분 동안 여러차례 청중들의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연설이었다. 약 20분의 시차를 두고 뒤이어 등장한 박 전 대표는 "여러분, 지금 살기 좋으세요?"라는 질문으로 운을 뗀 뒤 조용하지만 논리정연하게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공세를 폈다. 약 5분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마치 연설문을 보고 읽는 것처럼 단한번의 막힘도 없는 '무결점' 연설에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는 특별히 연설 지도를 받거나 따로 연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TV토론회나 대중연설의 기회가 많은만큼 최근들어 캠프 차원에서 '연설 가다듬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여성으로서는 유일한 지역구 3선 의원인데다 당 대표를 오래 지냈기 때문에 대중연설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면서 "최근에는 청중들의 반응을 보고 종종 '애드립'도 구사하는 등 경지에 도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정형화된 정치연설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전달력과 호소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담을 말하기 때문에 청중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큰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승관 김경희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두 사람이 마주친 적은 단한번도 없으나 연설스타일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지난 19일 전남 무안 5일장에서 열린 지원유세. 먼저 연단에 올라선 이 전 시장은 현대그룹 재직시절의 경험과 최근 다녀온 인도, 두바이 출장에서 겪은 일화 등을 소개한 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행동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직설적인 화법으로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가 연설에 할애한 약 15분 동안 여러차례 청중들의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는' 연설이었다. 약 20분의 시차를 두고 뒤이어 등장한 박 전 대표는 "여러분, 지금 살기 좋으세요?"라는 질문으로 운을 뗀 뒤 조용하지만 논리정연하게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공세를 폈다. 약 5분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마치 연설문을 보고 읽는 것처럼 단한번의 막힘도 없는 '무결점' 연설에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은 아직까지는 특별히 연설 지도를 받거나 따로 연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TV토론회나 대중연설의 기회가 많은만큼 최근들어 캠프 차원에서 '연설 가다듬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여성으로서는 유일한 지역구 3선 의원인데다 당 대표를 오래 지냈기 때문에 대중연설에 있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면서 "최근에는 청중들의 반응을 보고 종종 '애드립'도 구사하는 등 경지에 도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정형화된 정치연설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전달력과 호소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담을 말하기 때문에 청중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큰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승관 김경희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