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5일 현대 계열사들이 대거 모여있는 울산을 찾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항공편으로 울산으로 이동, 첫 일정으로 지역사찰인 정광사를 방문한 뒤 남구 달동 울산시당 사무실에서 지역기자 간담회와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성향의 지역여론주도층 모임인 국원포럼이 울산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7.4.7 경제활성화 대책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경남 양산 당원협의회 당직자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현대건설에 입사해 20대 후반에 중역이 된 이후 자신의 진두지휘로 자동차, 조선, 중공업 등의 계열사를 만들었던 울산은 이 전 시장이 스스로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가 당내 경선을 겨냥, 지난달 2일 제주도에서 시작했던 '전국 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울산을 정한 것도 이런 특별한 의미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울산은 당내 대권라이벌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 대한 지지층이 두터웠으나 최근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전 시장측으로의 '전향'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런 분위기를 굳히기 위한 행보로도 여겨진다.
실제로 이날 이 전 시장의 일정에는 이 지역 한나라당 당협 위원장 6명 가운데 최병국(崔炳國), 김기현(金起炫), 윤두환(尹斗煥)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2명 등 이른바 '친이(親李)' 계열 인사들이 동행해 세를 과시했다. '친박(親朴)계'로 알려져 있는 정갑윤(鄭甲潤) 의원은 울산시당 위원장 자격으로 일부 일정에 참석했다.
이밖에 동구 지역구의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최근 이 전 시장 진영과 '물밑 접촉'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이날 울산 방문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 측근은 "울산 방문은 지난해 12월 8일 이후 약 4개월만으로, 이 지역에서 박 전 대표측에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을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며 "오늘 오후 강연에서는 울산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지역발전 전략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李在五) 당 최고의원은 앞서 지난달 23일 직접 울산을 방문, 지역조직책을 점검하며 최병국 의원 등과 함께 경선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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