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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오세훈 ‘화려한 복귀’…강금실 ‘멋있게 졌다’

등록 2006-05-31 22:55수정 2006-06-01 02:07

오세훈(왼쪽에서 두번째)한나라당 서울시장 당선자가 31일 저녁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부인 송현옥(오른쪽에서 두번째)씨와 함께 꽃다발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오세훈(왼쪽에서 두번째)한나라당 서울시장 당선자가 31일 저녁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부인 송현옥(오른쪽에서 두번째)씨와 함께 꽃다발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오세훈 서울시장 낙승]
세달 전만해도 예상 못했던 ‘화려한 복귀’

“화려한 복귀.”

2002년 총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를 떠났던 오세훈 전 의원이 서울시장으로 정계복귀를 신고했다. 오 당선자의 서울시장 당선은 애초 그가 정계를 떠날 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극적이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그에게 운이 따랐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오 당선자의 화려한 정계복귀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그에게는 몇차례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정치권을 떠난 뒤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 변호사로 돌아간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조심스럽게 저울질했다. 그러나 썩 우호적이지 않은 당내 분위기 등 때문에 뜻을 접어야 했다. 오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장 경선 참여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곧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카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당내에서 ‘대항마’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기존 후보들로는 서울시장을 열린우리당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힘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오 당선자에게 경선 참여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이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당내 대의원과 당원들의 지지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 당선자는 “그럼에도 경선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당내 경선에 대한 국민 관심을 불러일으킬 ‘불쏘시개’ 노릇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경선도 ‘클린 이미지’를 앞세운 ‘오세훈 바람’의 세력권에서 동떨어져 있을 수 없었다. ‘누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는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의 후보 선택 기준으로 삼은 대의원과 당원 등의 지지에 힘업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에 당선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어렵게 한나라당 후보가 된 오 당선자에게 본선은 사실 ‘누워 떡먹기’였다. 이미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를 앞섰던 오 당선자는 후보로 공식 확정된 이후 그 격차를 더 벌렸다. ‘오세훈 바람’의 재점화였다. 본선 과정에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과 ‘당비 미납’, ‘말실수’ 논란 등은 대중적 친밀감과 ‘클린 이미지’ 등으로 가볍게 돌파했다.

오 당선자는 고생 한번 없이 자란 듯한 말끔한 외모와는 달리, 서울 변두리 빈촌을 전전하는 등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다. 1남1녀 중 장남인 오 당선자는 이사를 자주 다녀 초등학교만 전곡초, 삼양초, 미동초 등 세 곳을 다녔고 한때는 삼양동 달동네에 살기도 했다. 중동중학교와 대일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24살이던 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오 당선자가 대중들에게 친숙한 ‘스타 변호사’로 뜬 것은 텔레비전을 통해서였다. 그는 94년 <문화방송>의 ‘오변호사 배변호사’ 진행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고 이후 <에스비에스>의 ‘그것이 알고 싶다’, ‘시사토론 오늘과 내일’ 등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 이처럼 방송매체를 통해 얻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2000년 5월 서울 강남에 출마해 16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선거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지지자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며 나오고 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선거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지지자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며 나오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강금실 선거엔 졌지만]
승패 넘어선 ‘저력’ 과시…‘새 정치’ 가능성?

“멋있게 졌다.”

31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는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강 후보의 득표율은 최근 당 지지율 수준(18~19%)을 크게 뛰어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정치인 강금실’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강 후보는 선거 막판 ‘무박 4일(90여시간)’ 동안 이어진 밤샘 유세를 통해 나름대로 ‘저력’을 보여줬다. 승패와 무관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기존 정치인과 다른 면모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기간에 서민들의 삶터 52곳을 발로 뛰었다. 30일 밤 명동성당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강 후보는 다리를 절뚝거렸지만, 지지자들은 춤추며 환호했다. 당선 축하연 같았다. 선거에선 졌지만, 잠재력은 인정받은 것이다.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마라톤 유세를 함께 하면서 ‘씻김굿’을 하는 느낌이었고, 강 후보에게서 패배주의를 이겨낼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강 후보는 한밤중에 소방서를 찾아가 인사만 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 소방대원들의 내무반에 일일이 들어가 근무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현장 체질’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라는 현실 정치판에서 강 후보가 보인 ‘한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선거 초반에는 ‘보랏빛 바람’만 앞세웠을 뿐,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유롭고 능력있는 ‘개인’ 강금실을 열린우리당이라는 ‘조직’에 연착륙시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듯 보였다.

여러 차례의 토론에서는 ‘준비가 덜 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대표적인 공약인 ‘아파트 16만호 건설’은 시민단체에 의해 ‘막개발·헛공약’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낯선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시간적 제약도 많았고, 솔직히 많은 부분에서 시장 후보로서의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했다.

강 후보는 당분간 대외 활동을 접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 후보는 선거 기간에 자신의 ‘진로’에 대한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서울시장이) 되든 안 되든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새롭고 진실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영식 대변인은 “강 후보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인의 관문을 통과한 ‘강금실’이 앞으로 어떤 빛깔의 정치를 선보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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