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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당이냐 인물이냐” 선거판 달군다

등록 2006-05-19 19:11수정 2006-05-19 23:14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오른쪽 끝)과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왼쪽 끝) 등이 1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보랩센터를 찾아 한국형 로봇인 ‘알버트 휴보’의 몸짓을 따라해보고 있다.대전/연합뉴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오른쪽 끝)과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왼쪽 끝) 등이 19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보랩센터를 찾아 한국형 로봇인 ‘알버트 휴보’의 몸짓을 따라해보고 있다.대전/연합뉴스
격전지 대전·광주·제주 지지도 엇갈려
“정당이 승부 갈라”-“후보경쟁력 우선” 팽팽
정당 지지도가 웃을까, 후보들의 개인 지지도가 웃을까?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가 전반적으로 한나라당 ‘독주’ 양상을 띠고 있지만 대전·광주·제주에선 이변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전·제주 등에서 정당 지지율과 후보 개인 지지율의 ‘괴리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과 제주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1위지만,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현명관 제주지사의 지지율은 뒤처지고 있다. 광주에선 박광태 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정당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해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소속 광역단체장 나올까

제주에선 제주지사 출신인 무소속 김태환 후보와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애초 제주는 격전지가 아니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김 후보는 이달 초까지도 2위 현 후보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김 후보가 지난 4일 열린우리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가 다음날 당에 의해 거부되는 이른바 ‘5·5 파동’을 겪으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철새 정치인의 구태”라는 비난 여론이 일면서, 바닥 민심이 흔들린 것이다.

김 후보 쪽은 “추월은 없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김 후보 쪽의 홍원석 대변인은 “‘5·5 파동’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지만 추월당하지 않았다”며 “이제 바닥을 쳤기 때문에 현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 후보 쪽은 막판 뒤집기를 자신하고 있다. 현 후보 쪽 좌승훈 대변인은 “현 후보는 지지도 6%에서 출발했다”며 “이제 경제 전문가로서의 이미지가 알려지면서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는 한나라당 중앙당의 지원이 얼마나 먹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현 후보 쪽은 ‘박근혜 바람’과 제주 출신 원희룡 의원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김 후보 쪽은 “무소속의 불리함은 있지만 한나라당 중앙당이 개입하더라도 판세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잘랐다.


인물이냐, 정당이냐

대전은 염홍철 열린우리당 후보의 ‘인물론’과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의 ‘정당후보론’이 격돌하고 있다. 애초 염 후보와 박 후보는 정치적 후견관계였다. 2002년 시장에 당선된 염 후보는 기획관리실장이던 박 후보를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했다. 그러나 선거 앞에서 과거의 동지는 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7일에는 생활축구대회 행사장에서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격한 감정싸움을 벌였다.

현재 염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낮은 지지도 때문에 막판엔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02년 지방선거 때도 울산과 대전에서 개인 지지도가 앞서던 후보가 정당 지지도가 높은 정당의 후보에게 추월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거리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귀포/국회사진기자단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거리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귀포/국회사진기자단
염 후보 쪽은 “지지도가 20%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대형 악재가 돌출하지 않는 한 이변은 없다”고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 쪽은 “일반 여론조사말고 전화자동응답 여론조사(에이아르에스)에서는 5~10%까지 격차를 좁혔다”며 낯선 사람에게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사람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기계에 응답하는 에이아르에스 조사가 실제 투표장 표심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바닥 민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에선 조영택 열린우리당 후보가 꾸준히 회복된 당 지지도를 발판으로 박광태 민주당 후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후보 쪽은 “정당 지지도를 보면 광주 민심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막판 뒤집기를 자신했고, 박 후보 쪽은 “아직 후보간 격차가 두배 이상 난다”며 이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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