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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학생 유세방해…한나라당 봉변

등록 2006-05-18 20:53수정 2006-05-19 11:38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들이 5·31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8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들이 5·31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8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광주서 여야 선거운동 첫날 유세대결
남총련 50여명 유세 방해…서둘러 자리 떠
열린우리, 최명길 소개 때만 잠깐 환호받아

5·18 민중항쟁 26돌인 18일,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선 더이상 피냄새는 나지 않았다. 광주는 이제 ‘정치 1번지’였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거의 같은 시각 광주 시내 한 가운데서 100여m 떨어진 채 각각 5·3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유세를 했다.

오전 11시30분 충장로.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남총련) 소속 학생 50여명이 몰려왔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유세를 막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광주학살의 후예는 광주를 모욕말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한나라당 심판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사복경찰이 이들을 막았다.

박 대표와 한영 한나라당 광주시장 후보가 나타났다. 옛 도청 앞 민주의 종각에서 ‘광주·전남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려 했으나 남총련 학생들 때문에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이 곳으로 왔다고 한다. 박 대표는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적진 한 가운데’로 뛰어든 그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100여명이 둘러쌌다.

“첫 거리유세를 광주에서 하는 것은 기쁘고 의미있는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갔을 때, 김 전 대통령이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광주 시민이 이제 국민통합과 선진한국을 이룩하는 데 앞장서 달라. 실패한 정권을 심판하고 내년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

10분 정도의 짧지만 짜임새 있는 연설이었다. 30여m 떨어진 곳에서 외치는 남총련 학생들의 구호가 점점 커졌다. 한영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박 대표와 한 후보는 충장로 상가를 잠시 돌았다. 남총련 학생들은 거리를 돌아 자꾸 다가왔다. 박 대표는 1시간으로 예정됐던 선거운동을 20여분만에 마치고 서둘러 충장로를 떠났다.

열린우리당 유세 장소는 광주우체국에서 100여m 떨어진 금남로였다. 정동영 의장의 연설이 시작됐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낮 광주시 충장로 거리에서 지방선거 첫 거리유세를 벌이며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낮 광주시 충장로 거리에서 지방선거 첫 거리유세를 벌이며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박근혜 대표의 유세를 막은 학생들의 시위는 유감스런 일이다. 젊은이들의 의기는 인정하지만 유세를 막은 것은 잘못이다. 광주는 관용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 박수가 나왔지만 소리는 작았다.

“2년 전 과반수 정당을 만들어 주었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민생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개혁을 너무 소리나게 했다. 경제 제일주의 여당이 되겠다. 질서있고 안정감 있는 여당을 건설하겠다.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어 민주세력이 결집해야 한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넘겨 받았다. 그는 부인 최명길씨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어디선가 확성기를 단 승합차가 나타나 열린우리당 연단 뒤를 지나갔다. 남총련 학생들이 승합차 뒤를 따랐다. “한나라당의 씨를 말리자. 보수정당을 심판하자.” 확성기에서 나오는 소리와 김 원내대표의 연설이 뒤섞였다.

조영택 열린우리당 광주시장 후보는 동아시아대회 유치, 고속철도 착공, 주민소득 2만달러, 일자리 15만개 창출 등의 공약을 말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사회를 보던 정동채 의원은 “1번 찍으면 일류되고, 3번 찍으면 3류된다”고 외쳤다. 이 지역의 맞상대인 민주당의 기호가 3번이다.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18일 낮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방선거 거리유세를 하고 있는 광주시 충장로 유세장에 몰려가 “5·18 주범의 후예인 한나라당은 물러가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광주지역 대학생들이 18일 낮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방선거 거리유세를 하고 있는 광주시 충장로 유세장에 몰려가 “5·18 주범의 후예인 한나라당은 물러가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광주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정동영 의장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조 후보의 연설 도중 버스를 타고 떠났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에는 광주 시내 거리유세를 하지 않았다.

유세가 끝난 뒤 거리에서 ‘아저씨’들끼리 토론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잡으려면 열린우리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쪽과, “배신자를 심판해야 한다”는 쪽으로 갈렸다.

5·31 지방선거 선거운동 첫 날, 광주의 첫 거리유세는 이렇게 끝났다. 광주/성한용 선임기자, 성연철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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