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제2의 출마선언' 이벤트와 함께 전통적 지지세력 결집을 재시도했다.
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개시일을 하루 앞둔 이날 제주도와 광주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강 후보가 출생지인 제주도와 `역사의 고향'으로 삼고 있는 광주에서 출마선언 때의 `초심'을 되찾고 서울로 돌아오겠다는 것이 강 후보측의 설명이다.
강 후보는 광주민중항쟁 26주기를 앞두고 있는 광주에서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내용의 제2의 출마선언을 발표한다.
강 후보측이 미리 공개한 `광주정신, 강금실의 길을 걷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에는 우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 담겼다.
강 후보는 광주정신에 대해 "80년대 민주화의 정신적 뿌리였고, 국민통합의 산실이었다"라며 "오늘도 광주정신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창조적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강 후보는 이어 "참여정부는 광주정신을 계승한 정부이기 때문에 기꺼이 법무부장관으로 참여했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것도 민주개혁세력에 닥친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부채의식 때문"이라며 "많은 문제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당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가 광주정신 계승 문제를 부각시킨 것은 서울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호남 유권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에 `반(反) 한나라당 세력의 총집결'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정체기의 반전을 모색해 보겠다는 것.
강 후보는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우리당의 안일함과 자만이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며 "뼈아픈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고 재차 자성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광주에 앞서 방문하는 제주도에서는 4.3 공원과 부모님의 위패가 있는 관음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강 후보 캠프의 한 인사는 "강 후보는 힘들 때마다 부모님의 위패가 모셔진 관음사에 들려 힘을 얻곤 한다"며 "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을 앞두고 고향인 제주와 광주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8일 오후에는 정동영(鄭東泳) 의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젊은층이 즐겨찾는 명동에서 유세를 갖고, `강풍'(康風) 재연을 시도할 계획이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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