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5.31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5일 대구.경북지역 예비후보들이 핵심공약 발표 또는 정책 공조를 위한 기자회견을 잇따라 갖는 등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은 `수성(守城)'전략을 비 한나라당 진영에서는 지지기반 확대를 위해 저마다 `합종연횡(合縱連衡)'의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기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을 전격 제기, 이슈 선점을 시도했고 한나라당은 이에 맞서 한나라당이 유일한 대안 세력임을 내세우며 맞받았다.

열린우리당 이재용 대구시장 후보와 박명재 경북도지사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시당 당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경북경제통합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행정통합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두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대구와 경북을 통합하면 행정적, 재정적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지역 역량 결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인구와 재정규모, 지역내총생산 등에서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 이내의 경쟁력 있는 자치단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는 또 "시.도 지사에 당선되면 곧바로 시.도 공무원과 학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행정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이어 2007년 6월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 2008년 6월 통합법률안 제정 등의 과정을 거쳐 2010년 7월에 `통합 대구경북'을 출범할 계획"이라며 세부 일정을 밝히고 행정통합의 실천적 차원에서 이번 선거에서도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책공조를 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어두워지는 우리나라 경제를 밝고 튼튼하게 하고 건전한 대북관계 개선을 통해 안보와 치안을 확실하게 하는 유일한 대안정당"이라면서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대선 교두보'를 공고하게 구축해 나가자"고 정권심판론을 재차 강조했다.

대구시당은 특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제1 대책으로 `철저한 선거법 준수'를 내세움으로써 `표정관리'에 나섰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같은 당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앞서 2차례에 걸쳐 발표한 경제, 도시개발에 관한 공약에 이어 마지막으로 환경, 문화, 복지 분야 공약을 추가했다.

김 후보는 "대구는 최근 경제적 침체로 인해 환경도시, 복지도시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친환경 도시 이미지 업그레이드, 대구문화재단 설립, 시민야구장 건설 등을 내세웠다.

같은 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도 이날 포항 영진중학교에서 열린 강신우 전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포항 죽도시장과 북부시장 을 순방하는 등 포항을 시작으로 `동해안투어'를 본격 시작했다.

양당 후보들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여당은 `정권심판론'에 쐐기를 박고 `행정통합'이라는 새로운 이슈를 선점함으로써 한나라당과 일전불사의 의지를 표명한 것인데 반해 한나라당은 텃밭에서 정권심판론을 확산시킴으로 차분하게 지지기반을 지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비해 대구지역 무소속 또는 군소정당 후보들은 이날 공동으로 정책공약 발표회를 갖는 등 본격 세몰이에 나섰다.

지역 무소속 시장, 구청장.군수, 시의원, 구의원 예비후보 70여명은 이날 오후 중구 모 호텔 연회장에서 `무소속 후보 정책공약 발표회'를 갖고 각자 공약을 발표한데 이어 서로간의 정책 공조를 다짐했다.

또 민주노동당 이연재 대구시장 후보는 "헛공약 남발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있는 이번 선거를 정책선거로 이끌어가겠다"면서 자신이 기존에 제시한 지방선거 주요 공약과 관련, 예산을 포함한 세부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류성무.이덕기 기자 tjdan@yna.co.kr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