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현직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이 선거일 20여일을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 여부와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 단체장은 특히 오는 16-17일 후보 등록일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각기 득표의 이해 득실을 따지며 예비 후보로 등록하거나, 예비 후보 등록은 않고 후보 등록으로 직행하기로 하는 등 막판 저울질을 하고 있다.

10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근섭 양산시장, 김한겸 거제시장, 김종규 창녕군수가 예비 후보로 등록한데 이어 9일부터 11일 사이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진의장 통영시장, 강석진 거창군수, 권철현 산청군수 등 5명이 예비 후보로 등록하거나 등록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3월과 4월 김수영 사천시장, 진석규 함안군수, 한우상 의령군수, 천사령 함양군수 등 4명은 이미 예비 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반면 김태호 도지사를 비롯, 정영석 진주시장, 심의조 합천군수, 하영제 남해군수, 이학렬 고성군수, 조규행 하동군수 등 6명은 예비 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오는 16일과 17일 곧바로 후보 등록할 예정이다.

나머지 김해와 진해, 밀양 등 3곳은 현 시장이 3선 제한에 걸려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예비 후보등록 문제를 놓고 제 각각의 행태를 보인 것은 상당수의 단체장들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등록 여부와 일정을 번복하거나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득표의 이해 득실을 따지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음을 반영했다.

예비 후보 등록제는 2004년 3월 공직선거법에 신설. 지방선거에는 처음 적용되며 정치 신인들이 입후보하려는 경우 정해진 선거운동 기간만으론 현역 정치인과 비해 자신을 알릴 기회가 훨씬 적어 불공정해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한적이나마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교부 등 선거운동을 허용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예비 후보 등록 기간은 도지사가 지난 1월31-5월15일이고, 시장.군수가 3월19-5월15일이다.

그러나 현직 단체장들은 예비 후보에 별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데다 오히려 시장직을 수행,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을 살려 효과적으로 얼굴 알리는 것이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창원대 행정학과 송광태 교수는 "현직 단체장의 경우 예비 후보로 등록안하고 정상적인 집무활동을 하면서 얼마든지 사실상의 선거운동이 가능한게 현실"이라며 "때문에 많은 단체장들이 예비 후보 등록을 기피하거나 등록하더라도 시기를 늦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만 지성호 이정훈 기자 ymkim@yna.co.kr (경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