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정견 발표도 없는 경선’으로 ‘흥행 실패’ 당원 불만”

등록 2006-04-18 18:29

열린우리당이 충북지역 시장.군수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생략한 `벙어리 경선'으로 치르는 바람에 `흥행'에서 실패했다는 당원들의 불만이 높다.

열린우리당은 17일 실시된 청원군수 후보 경선과 18일 치러진 청주시장 후보와 영동군수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모두 후보들의 정견 발표없이 선거인단이 투표만 하는 방식을 택했다.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이나 정견, 소신을 발표를 할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당원들은 후보들이 발송한 홍보물에 의존해 지지 후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후보들의 입을 막고 치른 경선은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선거에 관심이 많은 농촌지역인 청원과 영동은 각각 48%와 47.8%의 투표율을 기록해 겨우 체면을 세웠지만 청주시장 후보 경선은 17.6%의 극히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다.

5천503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고작 970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하루 전 치러진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경선 투표율도 낮았다고는 하지만 29.3%로 열린우리당에 비해서는 11.7% 포인트나 앞섰다.

일부 후보와 당원들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를 치러도 정견을 발표하는데 시장 후보를 선출하면서 후보 연설 한 번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며 "상식 이하의 경선 방식때문에 선거인단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후보 연설을 통해 당원들과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한나라당 후보 경선과 비교하면 `개혁정당'을 표방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당 인사들은 "후보들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거나 "투표장이 협소한 예식장이어서 정견을 발표할 공간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며 경선을 관리한 선관위에 책임을 떠 넘겼다.

그러나 후보들이나 선관위는 한결같이 손사래를 쳤다.

정진태 후보와 김형근 후보측은 "정책토론회와 정견 발표를 하자고 요구했는데 도당에서 `정견 발표를 하려면 후보자간 합의를 보라'고 말했다"며 "후보자간 합의가 돼야 정견 발표를 할 수 있다는 발상이 놀라웠다"며 "공개적으로 이를 거론하면 `해당행위'로 간주될 것 같아 속만 태웠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후보들의 연설 여부는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일부 당원들은 "한나라당은 청주체육관을 빌려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명색이 여당이면서 어떻게 예식장을 빌려 경선을 치를 생각을 했는지 놀라울 뿐"이라며 "그래놓고 장소가 좁아서 정견 발표를 못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고 어이없어했다.

이들은 "당이 경선 흥행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벙어리 경선'과 `예식장 경선'을 치른데 대해 당 내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가있다는 의구심도 노골적으로 비쳤다.

자민련을 탈당한 뒤 지난달 입당한 오효진 후보를 전략 공천키로 했다가 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던 당내 실세들이 다른 후보들로부터 오 후보가 집중 견제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배려였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투표에 참가했던 선거인단 대부분이 당원이었던 현장 투표에서는 351표를 얻는데 그쳐 402표를 얻은 김 후보에게 51표 뒤졌으나 50%가 반영된 여론조사에서 표 차이를 크게 벌리면서 청주시장 후보로 당선돼 저조한 투표율은 결과론적으로 오 후보 당선에 득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http://blog.yonhapnews.co.kr/haohaor

박종국 기자 pjk@yna.co.kr (청주=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중립 가장한 최상목의 ‘특검법 여야 합의’…“내란 수괴 지지 선언” 1.

중립 가장한 최상목의 ‘특검법 여야 합의’…“내란 수괴 지지 선언”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2.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권성동, 비상계엄 한달 지나서야 “느닷없는 사건, 혼란 드려 죄송” 3.

권성동, 비상계엄 한달 지나서야 “느닷없는 사건, 혼란 드려 죄송”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4.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최상목 대행, 박종준 경호처장 사표 수리 5.

최상목 대행, 박종준 경호처장 사표 수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