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존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만희 사무총장과 혁신위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논의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인요한(존 린튼·64) 연세대 의대 교수는 ‘푸른 눈의 한국인’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외증조부 때부터 4대째 한국에서 교육·의료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인 위원장은 자신을 “전라도 촌놈”이라 칭할 만큼 호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인 위원장의 외증조부인 유진 벨 선교사는 1895년 한국에 건너와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선교 활동을 펼쳤고, 조부 윌리엄 린튼 선생은 3·1 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린 공헌으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부친 휴 린튼 선생도 미 해군 대위 신분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참전용사다. 인 위원장 역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의 영어 통역을 맡아 진상을 알리는 데 기여했고, 1995년 유진벨재단을 설립해 북한을 20여차례 드나들며 결핵 퇴치 사업과 앰뷸런스 기증 등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벌여왔다. 한국형 앰뷸런스 개발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 최초로 특별귀화 허가를 받았고, 지난 3월 한국 국적을 얻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현재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다.
인 위원장은 평소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지만 정치권과의 인연은 보수정당에 더 가까웠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100%대한민국대통합위 부위원장) 및 박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에서 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 ‘국민대표 20인’ 자격으로 참석했던 인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보훈처 정책자문위 위원장을 지내며 보훈처의 보훈부 격상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월엔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동맹 70주년 특별전’에 윤 대통령과 함께 자리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공개적으로 높은 신임을 표시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인 위원장은 보수 색채가 강한 정치적 발언도 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43주기 추도식에서 “미국에서 최고로 알아주는 사람이 링컨 대통령이다. 한국 민족한테는 링컨보다 더 훌륭한 분이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같은 해 8월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고성국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 논란이 있는 백선엽 장군에 대해 “대한민국의 영웅”이라며 “(백 장군이 친일을 했다는) 그런 논리로 따지면 미국이란 나라도 잘못 출발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영국군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5·18 민주화운동 ‘가짜 유공자 의혹’에 공감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고성국씨의 유튜브에서 “5·18 유공자에 대해서 의문이 많다. 그거 한번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5·18에 대해 의문이 많으니까 정말 기여한 사람이 예우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매일경제 기고문에선 “국민건강보험은 사회주의적인 경향이 강하다”며 민간의료보험(사보험) 도입을 주장해 보건의료단체 쪽으로부터 “건강보험 해체에 가까운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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