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중국 8강전 때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중국 응원 클릭’이 높았던 일을 두고 국민의힘이 “반국가세력의 여론조작”이라며 공세를 펴는 가운데, 당 안에서도 “이 문제를 이념 대립으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의원들 두어 명이 ‘조사는 해 봐야겠지만 국민이 보기에도 이 문제를 두고 반국가세력이 한 일이라고 각을 세우는 게 맞지 않는다. 이념 대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중국 응원 클릭이 높은 건) 애들 장난으로 보인다. 중대범죄긴 하지만, 그걸 반국가세력이 했다고 몰아갈 근거는 없다고 했다”며 “이 말에 의원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축구 응원 주작중’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장난을 쳤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참석자는 “일부에선 (글을 올린 사람이) 했다고 하더라도 배후가 있지 않겠냐고 하는데 배후가 있었으면 그걸 숨겼지, 공개적으로 (인터넷에) 자기가 자랑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를 거론하며 “특정 반국가세력들이 국내 포털을 기점 삼아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하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친민주당, 친북, 친중 세력이 자기 이해관계에 맞춰서 여론조작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총선 6개월을 앞두고 ‘드루킹 시즌2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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