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창설 제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재향군인회 창설 71주년 행사에서 “가짜 평화론이 지금 활개를 치고 있다”며 거듭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고 “한-미 동맹을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격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창설 제71주년 기념식 및 전국 읍·면·동회장 총력안보 결의대회에서 “‘안보리 대북 제재를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 ‘남침 억지력의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 ‘종전 선언을 해야 한다’ ‘대북 정찰 자산을 축소 운영하고 한·미 연합 방위 훈련을 하지 않아야 평화가 보장된다’는 가짜평화론이 지금 활개치고 있다”며 “우리 안보가 안팎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다. 가짜 뉴스와 허위 조작 선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색채가 짙은 행사를 찾아 이념을 앞세운 메시지를 내놓으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모양새다. 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은 “윤 대통령이 친히 왕림했다”며 “힘을 모아 종북 좌파 세력 척결에 앞장서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20년 만에 향군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올해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도 다시 부각했다. 그는 “정부는 북핵 위협과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격상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자유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이념 강화 메시지는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KBS) 의뢰로 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8월28일, 국민의힘 연찬회)이라는 윤 대통령 발언에 공감하는지 물었더니(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4%로, ‘공감한다’는 응답(41.7%)보다 많았다.
코리아리서치가 문화방송(MBC)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전국 성인 1010명에게 ‘윤 대통령이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위험을 강조하고 이념을 중요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55.6%로 ‘적절하다’(35.8%)는 응답보다 많았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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