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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중국과 디커플링 불가능”…미-중 대화에 한-중도 보폭 맞추나

등록 2023-06-21 17:33수정 2023-06-22 02:16

대통령실, 싱하이밍 갈등 이래 달라진 발언수위
한-미 차관보급 회담 열어 블링컨 방중 결과 공유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1일 서울에서 만나 오찬 협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1일 서울에서 만나 오찬 협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가 21일 외교 차관보급 회담을 열어 대중, 대북 관계를 협의했다. 대결로 치닫던 미-중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대화 궤도에 들어서면서 한-미가 이런 상황을 공유하고 태도를 긴밀히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한국을 방문해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 결과를 공유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19일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대화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자’는 원칙을 확인했다.

외교부는 “(두 차관보가)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비롯해 한-미 동맹과 한-중, 미-중 관계, 북한 문제,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국은 미-중 간 오해·오판에 따른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쪽과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 우방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최 차관보는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해 나가려는 미국 쪽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한국은) 상호 존중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관해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국 쪽은 중국에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돌아오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최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의 공동 이익이라는 한·미의 일치된 인식을 재확인하고,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가자”고 말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도 접견했다. 두 사람은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과 대중국 관계 발전에 상호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들은 미-중 관계 변화 조짐 속에 한-미 간에도 보폭을 맞추려는 목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방문을 수행 중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정치외교적으로 그렇게 맞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은 중국과 경쟁할 것은 경쟁하되 정치외교적으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서 인도·태평양 문제,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중국과 가능한 대화는 이어 나가겠다 하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한 직후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이 불쾌해한다”(6월13일)고 할 정도로 중국과 날카롭게 각을 세운 것과 견주면 달라진 태도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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