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4개 국책연구기관 공동학술회의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9일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당당한 외교로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관해서는 “당면한 최우선적 안보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조 실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국립외교원, 통일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 등 4개 국책 연구기관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공동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국가 간 관계는 상호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과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며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상호 존중’과 ‘건강한 한-중 관계’라는 조 실장의 언급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미국 밀착, 한·미·일 공조 강화 기조에 불만을 나타내는 중국 정부를 향해 에둘러 유감을 표시한 것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가치 외교’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고 말하고, 지난달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이 대만 문제 등 중국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등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불쾌함을 표시해왔다. 조 실장은 “누가 우리의 생존과 안보를 위협하는 적인지, 그 적에 대항해 우리 편에 서 줄 나라가 어디인지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조 실장은 북한에 관해서는 “당면한 최우선적 안보 위협은 북한 핵·미사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한 번에 쏟아부은 비용이 북한 전체 주민 10개월 치 식량에 해당하는 비용”이라며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담보하는 취약한 평화를 진짜 평화라고 믿으며 스스로 속이고 진실을 회피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철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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