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1년을 맞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당의 단합과 역동성 회복을 주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화는 정치인에게 의무와도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의 소통 부족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 자택에서 이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와 차담을 나눴다. 민주당 지도부가 양산을 찾은 건 지난 1월2일 새해 인사 뒤 넉달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국내외로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데,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도 “당내에서도 ‘하나가 되자’ 하는 게 의원들과 당원들의 다수 의견”이라고 말하며 서로 손을 꼭 맞잡아 보였다고 한다. 지난달 28일 선출된 박 원내대표는 이낙연계로 분류된다.
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갈등으로 치닫는 여야의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 시에 야당 사무실을 방문하고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라는 건 정치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의 회동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또한 “민주당이 과거의 역동성을 회복해서 젊은 층에게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나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 최근 민주당이 앓고 있는 도덕성 문제는 차담에서 거론되지 않았다고 권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차담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양산 하북면에 있는 자신의 평산책방으로 찾아온 이 대표 등 지도부 전원을 포옹과 악수로 맞이했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1일 책방지기’로 나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직접 손님을 맞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 퇴임 1주년인 만큼 평산책방 앞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현 국회 부의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대구·양산/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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